[기고] 탄소중립,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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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8   |  발행일 2021-10-08 제20면   |  수정 2021-10-0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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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규하 대구 중구청장

대구 중구는 지구촌 온난화 저지를 위하여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 연대에 가입하고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이를 계기로 "지금 바로, 나부터!"의 슬로건을 내걸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자원의 재활용 등 친환경 문화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대구 도심의 출퇴근 길에는 하늘이 맑은 날에도 우산을 들고 다니는 시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구름 한 점 없다고 안심하다가 장대비를 만나 낭패를 본 경험이 자주 발생하게 되니 자연히 우산을 챙기게 된다.

흔히 우리나라도 이제는 아열대 지역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후변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지금 세계가 불타고 있다. 미국 서부,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남미…. 2021년 최악의 여름 산불이 연일 해외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폭염·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단순히 현재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탄소중립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탄소중립 실현과 기후변화 대응에는 지방정부가 솔선해야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했다. 수많은 택배와 음식 배달에서 나오는 상자, 포장용기, 비닐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이스팩이 새로운 환경 이슈로 떠올랐다. 식자재의 인터넷 쇼핑이 대중화되면서 아이스팩 소비량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젤로 된 아이스팩은 생활쓰레기로 버려야 해서 가정에서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이에 중구는 순환 가능한 자원의 재활용 사업을 확대해 아이스팩에도 적용했다. 우유팩, 폐건전지 교환처럼 아이스팩을 행정복지센터에 가져가면 종량제봉투로 교환해준다. 가정에서는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이 줄고, 소규모 점포에서는 수거된 아이스팩을 재사용하여 비용지출이 감소된다. 이는 주민에게 편의는 물론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탄소중립은 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여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탄소 배출량 자체를 제로(0)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적게 배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를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탄소흡수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구는 대구의 다른 기초지자체와 달리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산림이 적다. 고층 건물과 아스팔트로 가득한 도심의 완충재 역할을 위해서 소규모이지만 숲을 조성하고 가꾸어나가는 노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숲이라고 하면 일정 규모 이상의 공원을 떠올리기 쉽지만, 가로수·조경·옥상과 벽면의 녹화사업까지도 모두 도시 숲에 포함된다. 지자체마다 본래 가진 환경에 맞는 흡수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지방정부의 탄소중립 노력도 필요하지만, 우리 생활 속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지금 바로, 나부터" 개인의 실천이 탄소중립의 핵심임은 불문가지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추진되어도 시민의 협력 없이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탄소중립은 우리 모두가 함께 달성해야 할 과제로 생활 전반에 노력이 중요하다. 일회용품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에너지 절약하기 등 사소한 실천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더 늦기 전에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될 수 있도록 모두의 동참을 기대해 본다. 실천은 우리의 몫이다.
류규하〈대구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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