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TV영화] 극장서 못봤던 '미나리''엑시트' 등 안방극장서 '즐감~'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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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7 07:42  |  수정 2021-09-17 07:58  |  발행일 2021-09-1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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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이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다채로운 영화들로 시청자 맞을 채비를 마쳤다. 코로나19 여파로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맞춰 방송사들은 '집콕'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TV 최초 공개되는 '인피니트'와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에 빛나는 '미나리'를 포함해 코미디·액션·스릴러·사극 등 장르도 다양하다.

KBS, 퓨전사극·액션영화 등 장르 다양
20일 TV 최초 공개되는 '인피니트' 방송
MBC, '아이' 등 가족애 담은 영화 편성
SBS, 심장쫄깃 스릴러 '도어락' 시작으로
신분초월 우정담은 '자산어보' 등 라인업


◆KBS

KBS는 힐링 집콕을 위한 영화들을 편성했다. 먼저 1TV에선 19일 밤 11시30분에 '미스터 주: 사라진 VIP'를 방송한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국가정보국 요원 주태주(이성민)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사람과 동물과의 우정, 가족애 등이 적절히 녹아있어 온 가족이 즐기기에도 부담 없다.

2TV는 20일 오전 10시40분에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내보낸다. '조선시대에도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과연 어떤 직업, 어떤 계층의 사람들이었을까'라는 기발한 상상력에 역사적 사실을 덧입혀 이야기를 풀어간다. 조진웅·고창석·손현주 등이 출연했다. 같은 날 밤 9시50분에는 '인피니트'를 방송한다. 2009년 출간된 D. 에릭 마이크란즈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세상을 파괴하려는 악인을 막기 위해 수 세기 동안 환생을 거쳐 온 이들인 인피니트의 이야기다. 크리스 에반스가 주연을 맡았다. 1TV는 추석당일인 21일 0시10분에 '해어화'를 내보낸다. 일제강점기인 1943년을 배경으로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효주가 '대성권번'의 일패(一牌) 기생으로서 정가는 물론 한국무용, 일본어 그리고 예능과 교양을 겸비한 소율을 연기했다.

21일 오전 10시40분에는 '엑시트'가 2TV로 찾아온다. 어머니 칠순 잔칫날, 백수 용남(조정석)이 대학 시절 짝사랑했던 의주(윤아)와 손님 및 컨벤션홀 부점장의 관계로 재회하지만, 이내 도시를 뒤덮은 의문의 가스 테러로 아수라장이 된 재난 상황을 두 사람이 중심이 돼 경쾌하게 풀어간다. 물량 공세와 과장된 액션 없이도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연출력이 돋보인 작품이다. 오후 8시에는 '도굴'이 방송된다.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존스 박사(조우진), 삽다리(임원희) 등과 함께 선릉에 묻혀 있는 태조 이성계의 전어도를 훔친다는 이야기다. 픽션과 리얼리티의 경계를 능숙하게 오가며 이를 오락적 재미로 담아낸 제법 그럴싸한 케이퍼 무비다. 22일에는 각각 오전 11시50분(2TV)과 오후 2시20분(1TV)에 '공작'과 '감쪽같은 그녀'가 전파를 탄다. 황정민·이성민 주연의 '공작'은 안기부가 주도했던 북풍 공작의 실체를 다뤘고, 나문희·김수안 주연의 '감쪽같은 그녀'는 2000년 부산 감천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드라마다.

◆MBC

MBC는 '아이' '검객' '담보' 세 편의 영화를 준비했다. 19일 오후 8시25분에는 '아이'를 방송한다. '아이'는 필요에 의해 만나 부족함을 채워가는 관계로 발전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다. 생후 6개월 된 아이 혁이를 키우는 미혼모 영채(류현경)와 그의 베이비시터가 된 아동학과 졸업반 영채(김향기)가 그 주인공. 사실 두 사람은 닮은 구석이 많은 인물이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라,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라는 점에서다. 영화는 이들의 자립과 동행을 세련되진 않아도 따뜻하게 담아낸다.

다음날인 21일 오전 10시15분에는 '검객'이 찾아온다. '검객'은 과거 유행한 무협영화의 문법을 따른 작품으로, 센 상대와 맞붙고 싶어 하는 강호들의 이야기다. 청나라에 나라를 빼앗긴 광해군 시대가 배경이지만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갈등은 역사적 맥락보다 이국적인 악당을 위한 소재로만 등장한다. 서사는 다소 아쉽지만 액션은 만족스럽다. 장혁과 인도네시아 배우 조 타슬림, 호위무사를 연기한 정만식의 유려한 검술 액션도 무난하고, 카메라 움직임과 사운드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같은 날 밤 9시10분에는 '담보'가 방송된다. '담보'는 사채업자로 살아가는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가 채무자의 딸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악연으로 만나 점차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감동 드라마를 담았는데, 스토리가 예상 가능하게 전개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성동일과 김희원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다. 특히 어린 승이를 연기한 박소이는 섬세한 감정 표현을 보여 주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SBS

SBS는 '도어락' '미나리' '미션파서블' '자산어보' 네 편의 영화를 준비했다. 19일 자정에는 스페인영화 '슬립 타이트'가 원작인 '도어락'을 방송한다. '도어락'은 스토킹을 당하는 여성의 심리와 그를 보호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취약한 안전망에 초점을 맞춘 영화로 도심 오피스텔에서 홀로 자취를 하는 은행원 경민(공효진)의 집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을 따라간다. 도시 여성들이 느낄 법한 두려움과 무력감을 지극히 현실적인 필치로 그려내며 스릴러적 긴장감을 표출한다.

20일 오후 8시20분에는 '미나리'가 방송된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온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여정을 담은 영화다.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 부부의 갈등, 외할머니 순자(윤여정)와 손자 데이비드(앨런 킴), 손녀 앤(노엘 케이트 조)의 소소한 시간들로 채워진 이 영화는 미국 이민자 가정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음 직한 어려움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배우 윤여정은 이 영화 한 편으로 총 37개의 상을 수상했다.

다음날 오후 8시20분에는 전형적인 킬링타임용 액션 코미디 '미션 파서블'이 찾아간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한다는 흥신소 사장 우수한(김영광)과 그에게 현금 1천만 원을 들고 나타난 비밀 요원 유다희(이선빈)의 아찔한 공조를 다룬다. 우연히 파트너가 된 신참 요원과 흥신소 직원이 거대 밀매 조직과 벌이는 대결은 부담 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김영광과 이선빈의 호흡이 만들어낸 스타일리시한 액션도 무난하다.

22일 밤 10시10분에는 '자산어보'가 기다리고 있다.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설경구)과 흑산도의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그린 이야기다. 가고자 하는 길은 달랐지만,신분과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과 화합의 가치를 그렸다. 2016년 '동주' 이후 이준익 감독의 두 번째 흑백 영화로, 한 편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를 감상할 수 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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