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포항서 울릉까지 6시간15분 "웬만한 파도는 끄떡없었다"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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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6 18:42  |  수정 2021-09-17 10:23  |  발행일 2021-09-17 제1면
대형 여객선 울릉크루즈 1호 첫 출항..."대부분 승객은 배멀미 걱정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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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포항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국제컨테이너터미널 입구에 있는 울릉크루즈 매표소에 승객들이 승선권을 교환하고 있다.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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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항 일반부두에 정박한 울릉크루즈1호까지 가는 셔틀버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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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만항과 울릉 사동항을 오가는 울릉크루즈 1호가 영일만항 일반부두에 접안해 있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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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포항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일반부두에 정박한 울릉크루즈 1호에 승객들이 승선하고 있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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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 1호에 승선하자 처음으로 보이는 선적 공간. 행정적인 절차 문제로 이날 차량 등은 선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 승객들은 울릉도에 자신의 차량을 싣지 못해 아쉬워했다.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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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 선미에 차량 등 화물 선적을 위해 바지선을 이용한 푼툰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날 행정적인 문제로 차량 선적은 불가능했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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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 차량 선적 공간을 지나 선실로 향하는 이동로.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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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실로 연결되는 5층 데크에서 선미 방향으로 바라 본 갑판 모습.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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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1호 6인용 선실 모습.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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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1호 4인용 선실 내부 모습.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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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1호 2인용 선실 내부 모습. 이 선실에는 샤워장과 세면대,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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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에는 안마 의자를 갖춘 편의시설이 있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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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과자류를 갖춘 편의점. 가격은 육지의 일반 편의점과 비슷하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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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1호 8층에 있는 라운지. 창문 밖으로 영일만항이 보인다.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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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 1호 5층에 있는 커피숍 모습.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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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 1호 5층 로비를 통과하면 식당이 있다. 식사시간 외에는 이곳에서는 각종 공연과 노래자랑 등이 펼쳐져 승선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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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응만 울릉크루즈 1호 선장이 전방을 주시하며 운항을 하고 있다. 그는 "주민과 승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육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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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울릉크루즈 1호가 취항했다. 조현덕 울릉크루즈 대표는 이날 울릉도로 향하는 울릉크루즈1호에 함께 탔다. 그는 울릉 주민의 애환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취항을 감격해 했다. 조 대표는 "주민들의 발이 되겠다"며 "대형 여객선 취항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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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낮 12시 15분 영일만항을 출항한 울릉크루즈 1호가 오후 6시 30분쯤 목적지인 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했다. 울릉크루즈1호에서 바라 본 울릉도 전경. 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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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낮 12시 15분 영일만항을 출항한 울릉크루즈 1호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목적지인 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했다. 승객들이 울릉도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김기태기자


 

16일 오전 10시 20분 포항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국제 컨테이너 터미널 입구에 있는 울릉크루즈(주) 매표소. 미리 인터넷을 통해 울릉도로 향하는 배편을 예약한 승객들이 승선권을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있다. 이내 승선권을 받은 뒤, 매표소 인근에 대기 중인 셔틀버스를 타고 3분 만에 여객선이 접안해 있는 영일만항 일반부두에 도착했다.

 

웅장한 크기의 울릉크루즈 1호가 보였다. 버스에서 내린 뒤, 승선권을 보여주고 여객선에 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차량을 선적할 수 있는 주차 공간. 이 공간은 엄청나게 넓었지만, 텅텅 비어 있었다.


선사 측이 바지선을 이용해 여객선 선미를 통해 차량 등을 실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끝냈지만, 행정적인 절차 문제로 이날 차량을 실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일부 승객들은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설비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데도 선적할 수 없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곳을 뒤로하고 객실로 통하는 5층 갑판에 도달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편의점과 커피숍, 안마의자를 갖춘 공간이 보였다. 편의점에는 과자류, 음료, 다양한 컵밥류, 주류 등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물건이 갖춰져 있었다. 통상 여객선 내에 판매하는 음식물류는 육지보다 1.5~2배 비싸지만, 이 배에서 판매하는 물건 가격은 육지의 일반 편의점과 비슷했다.


로비에는 8층까지 연결되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었고, 로비를 지나면 대형 식당이 보였다. 수백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넓은 공간이었다.


이날 낮 12시 15분. 대형 여객선 울릉크루즈 1호가 첫 출항을 알리는 고동 소리를 두 번 울렸다. 예인선 도움 없이 울릉크루즈 1호가 부두와 떨어지기 시작했다. 부두에는 승객들의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두 팔을 흔들며 배웅했다. 

 

반쯤 선회한 울릉크루즈 1호는 영일만항을 벗어났다. 여객선은 운항 첫날, 16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울릉도를 향했다. 뱃길이 자주 끊겼던 울릉 주민의 숙원이 드디어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육지와 울릉을 연결하는 선박들은 울릉크루즈 1호와 비교해 속도는 빠르지만 높은 파도가 일면 안전상의 문제로 항해를 하지 못했다. 기존, 이 항로를 다니던 여객선은 높은 파도가 일 때 운항하지 못하는 날이 연중 100일 안팎에 이른다.


이번 울릉크루즈 1호 취항으로 주민들은 태풍경보 또는 풍랑주의보 등의 기상특보가 내려지지 않는 이상 육지(포항) 이동이 가능해진다.


서울에서 치료를 받고 이날 울릉크루즈 1호를 탄 윤호선(76)씨 부부는 "높은 파도가 칠 때마다 뱃길이 끊기는 바람에 울릉도는 고립되기 일쑤였다. 겨울철에는 더욱 심하다"며 "울릉주민들은 빠른 배보다는 언제든지 육지와 왕래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갈망해 왔다. 그동안 주민들이 간절히 열망해온 대형 여객선 취항을 정말로 축하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울릉크루즈(주) 소속 울릉크루즈1호는 2017년 7월 건조돼 전북 군산과 중국 스다오항을 오가는 노선에 투입됐다가 최근 인수됐다. 길이 170m, 폭 26m, 9층 1만9천888t인 대형 카페리선이다. 승선 인원 1천200명, 화물 7천500t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다.


브릿지(운항실)을 제외하고 4층으로 구성된 선실 내부는 2인용(침대 2개) 12실, 4인용(침대 4개) 28실, 세컨드 클래스 4인용 40실, 6인용 141실, 10인용 바닥 2실, 17인 바닥 2실로 구성돼 있다. 8층에는 라운지, 5층에는 식당, 편의점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날 울릉크루즈 1호는 평균 19노트(시속 35㎞)로 운항해 오후 6시 30분쯤 울릉 사동항에 도착했다. 기존 여객선(3시간 대)에 비해 3시간 15분가량 느린 편이었지만, 정숙함이 돋보였다.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나지만, 이날 대부분 승객은 뱃멀미를 걱정하지 않았다.


45년 승선 경력을 가진 강응만 울릉크루즈 1호 선장은 "그동안 울릉주민과 관광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은 것 같다. 최근 가진 예행 운항 때 울릉 주민들이 감격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찡할 정도로 주민들의 절실함을 실감했다"며 "울릉크루즈 1호 취항으로 뱃길이 끊기는 날은 매우 감소해질 것이다. 주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육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항 소감을 말했다.


대형 여객선이 취항하면서 결항일 감소에 따른 관광객 증대와 주민 삶 개선 등 많은 것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조현덕 울릉크루즈 대표는 "저 역시 울릉 주민이다. 육지와의 이동권에 대한 간절함에서 대형 여객선을 운항하게 됐다"며 "울릉도의 가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11월이지만, 매년 결항이 잦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이제는 대형 여객선 취항으로 울릉도 가을 풍경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된다. 나아가 독도와 관련한 영토교육의 장이 되리라 믿는다. 울릉도 주민들의 발이 되겠다.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글·사진=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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