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가 없다" 대구지역 소아응급 진료체계 붕괴 위기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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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7   |  발행일 2021-09-24 제5면   |  수정 2021-09-17 15:51
저출산에 코로나19로 경영악화
전공의 지원율 정원의 13% 그쳐
일부 병원 야간응급진료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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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대구지역 소아응급 진료체계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지역 소아응급 진료체계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대학병원 등에서 소아 응급진료를 담당하는 전공의가 부족해서다.


저출산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의 경영악화가 심화되면서 해당과를 전공하려는 이들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전공의 부족으로 삐걱대는 소아응급진료
17일 대구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전공의) 지원율은 정원의 32%에 그쳤다.


대구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구지역 내 6개 수련병원(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계명대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대구파티마병원)의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13%(정원 16명 중 2명만 지원)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6개 병원 중 올해 1년 차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확보한 병원은 단 1곳 뿐이다.
 

이런 탓에 일부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으로 현재 야간 소아 응급진료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것. 내년도에는 소아청소년과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을 것으로 예상돼, 어렵게 진료를 이어나가는 나머지 3개 병원의 야간 소아 응급진료도 힘들어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대구지역 수련병원 인턴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22년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의가 없을 경우 소아응급 진료는 제대로 돌아갈 수 없는 구조다.
대부분의 수련병원의 경우 소아청소년과의 중증 환자나 외래는 주로 전문의가, 응급실은 전공의가 진료를 맡게 된다. 그런 만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부족하면 소아 응급진료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탓에 오래전부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현상이 발생한 지역의 경우 일반병원에서 소아 응급실 전담 전문의를 확보, 전공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의 경우 3~4년 전까지만 해도 정원의 70%가량이 지원한 탓에 이런 준비를 할 필요가 없었지만, 올해부터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된 것.
 

대구지역 대학병원 A교수는 "인턴이 들어오면 어떤 전공을 할지 물어보는데 내년도 소아청소년과 희망자는 한명도 없다. 이런 탓에 내년부터 소아청소년과 수련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지만, 그렇다고 지원과를 바꿀 인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게 현실화되면 올해 지원자가 있었던 병원을 제외한 5개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2년차는 단 한명도 없게 되고, 소아응급진료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소아응급환자 분산 등 대책마련해야
이런 탓에 한해 5만명 이상에 이르는 대구지역 소아 응급환자들은 내년부터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날 국가응급환자 진료정보망(NEDIS)에 따르면, 2019년 대구지역 6개 병원을 찾은 소아응급환자는 5만820명에 이른다. 연령대별로 보면 만 2~6세가 43.3%로 가장 많고, 만 1세까지가 30.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닥칠 소아응급체계 붕괴 위기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있는 대구지역 6개 병원이 소아 응급진료가 안정될 때까지 지역별 거점의료기관을 지정, 요일별 당직형태로 운영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분산하는 방법, 그리고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진료하는 소아청소년과 개원의원과 아동병원을 추가 지정해 대학병원에 몰리는 경증 환자를 분산하는 것 등이다.
 

국가응급환자 진료정보망을 보면, 이들 병원을 찾는 시간대별로 보면 오후 4시부터 11시 사이가 53.4%로 가장 많았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가 26.7%,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19.9% 7~12세가 17.8%로 조사됐다. 그런 만큼 일반 아동병원 등에서 이 시간대 응급 환자 진료를 맡아주면 대학병원 등의 업무를 분산할 수 있다. 더욱이 소아응급환자의 95%가량은 생명이 위태로운 수준은 아니었고, 84%이상은 진료후 귀가할 정도여서 대학병원이 아니어도 충분히 진료가능한 수준이라는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대구시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시 김대영 시민건강국장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병원장급들과 이미 한 차례 간담회를 가졌고, 추후 또다시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소아응급환자를 동네병원이 소화할 수 있도록 각 권역별로 야간 진료 가능 병원 추가 지정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주변 병원들의 반대 등 운영상 어려움 등이 적지 않아 여전히 논의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야간 소아응급환자 발생 등에 대비해 평일에는 오후 11시, 휴일 오후 6시까지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대구에는 동구와 남구에 각각 1곳씩 운영중이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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