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골프장, 수익 늘어도 내방객 안전은 뒷전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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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8   |  발행일 2021-09-23 제9면   |  수정 2021-09-18 13:57
의성군 P골프장 입구서 클럽하우스 향하는 도로 좌·우 골프코스
진입로 양측에는 그물망 찾아볼 수 없어 골프공 날아올라 우려
좁은 계곡과 저수지를 매립해 조성한 골프장의 공간적 특성 탓
홀과 홀 사이 거리가 가까워 옆 홀에서 공이 날아오기 일쑤

코로나19 여파로 골프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일부 골프장은 수익에만 골몰할 뿐, 이용객 안전과 편의시설 확충에는 무관심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겨울철이면 동남아 등지에서 골프를 즐기던 여행객의 발길이 국내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다 골프의 대중화에 따른 인식 전환으로 30대의 젊은 골퍼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골프장과 관련 산업은 2년째 특수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지 못한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부작용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

실제 일부 골프장은 '싫으면 오지 말라'는 식의 배짱영업으로 골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 P골프장은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 투자를 외면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이곳을 찾은 골퍼들은 골프장 입구에서부터 언제 날아올지도 모를 골프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입구에서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도로 좌·우측에 골프 코스가 자리 잡고 있지만, 진입로 양측에는 그물망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골퍼들은 진입로에서부터 '설마 골프공이 나에게…'라는 요행수를 바라야 하는 실정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라운딩을 시작한 이후부터다.

좁은 계곡과 저수지를 매립해 조성한 골프장의 공간적 특성 탓에 불가피하게 홀과 홀 사이 거리가 가까워 옆 홀에서 공이 날아오기 일쑤다.

A씨는 "일부 홀의 경우 티샷한 공이 인접한 홀의 세컨샷 구간에 떨어지거나, 세컨에서 친 한 공이 옆 홀 티박스에 떨어지는 사례가 잦다"고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해당 골프장은 옆 홀에서 날아온 공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그물망을 극히 일부 구간에만 설치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 투자에 인색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초창기 주주회원 형식으로 골프장을 이용했던 B씨는 "개장 초기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시설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특수로 골프장 수익이 크게 개선된 만큼, 이제는 이용객들의 안전과 편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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