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대구 아파트 '층간소음' 상담 급증...지난해 1천650건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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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28 17:04  |  수정 2021-09-29 08:53  |  발행일 2021-09-29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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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나모(32)씨는 매일 저녁 위층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위층에서 쿵쿵 울리는 소리가 잠이 들기 전까지 이어져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나씨는 "위층 주민에게 소리가 너무 심하다면서 조심해달라고 했지만, 여전히 시끄럽다"면서 "'이사를 해야 할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주의하지 않는 이웃에게 화가 날 때도 많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층간소음 관련 피해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대구에서 전화·온라인 등을 통한 층간소음 상담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했다.

지난 2018년 1천294건, 2019년도는 857건이었던 층간소음 상담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도에는 1천650건으로 증가했다. 2019년 대비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올해 상반기(1~6월)의 경우 98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29건)보다 34.7%가 증가했다.

학부모 김모(여·30)씨는 "평소처럼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을 하면 층간소음 피해도 없을 텐데, 코로나19 이후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서로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고통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 27일 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이 이웃과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 일가족 4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건물을 지을 시 층간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는 등 사전에 예방 할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하다"면서 "이미 지어진 건물에서도 매트 설치 등으로 층간 소음을 줄이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이웃 간의 배려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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