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트롯팬 몰릴까 걱정" 대구 동구 인기 트롯가수 초청 콘서트 '설왕설래'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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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29 16:14  |  수정 2021-09-29 16:36  |  발행일 2021-09-30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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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에서 인기 트로트 가수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힐링콘서트'를 둘러싸고 말이 많다.

대구동구문화재단은 다음 달 2일 오후 3시와 7시, 아양아트센터에서 '코로나19 극복 함께, 같이가요! 동구 힐링콘서트'를 연다. 콘서트엔 영탁, 이찬원, 장민호 등 미스터트롯 및 미스트롯2 출신 가수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하지만 추석 이후 대구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많은 인원이 모이는 콘서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모(28·대구 북구)씨는 "지나가다가 콘서트를 진행한다는 현수막을 봤다. 탁 트인 실외도 아니고 실내 공연인데 이 시국에 꼭 진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는 동구 주민에 한정해 최대 2매까지 티켓을 예매할 수 있도록 했지만, 타 지역 주민들도 동구 주민과 동반하면 공연을 볼 수 있다. 29일 오후 1시쯤 한 트로트 가수의 팬카페에선 "동구힐링콘서트 함께해주실 동구시민분 없나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진모(26·대구 북구)씨는 "나도 이찬원 팬이라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타 지역 주민들도 관람이 가능하면 트로트 팬들이 전국 각지에서 올 수 있을 텐데 전국적인 확산이 이뤄지면 큰일이다"라고 했다.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콘서트를 열어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모(44·대구 동구)씨는 "방역지침만 잘 지켜서 콘서트를 진행하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동구가 많은 인원을 모을 수 있는 인기 콘서트에만 치중해 대구 예술계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대구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시민의 문화 향유와 문화예술인들의 설 자리를 위해 코로나19 상황이라도 공연 자체를 없애선 안 된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일부 지자체 문화재단의 경우 일반 공연기획사 같은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예전부터 제기됐다. 한정된 공연예산을 어떻게 써야할 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는 콘서트 연기 계획은 없으며, 방역수칙을 지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양아트센터 관계자는 "2명씩 한 자리 띄어 앉기로 좌석을 배치해 1천100석 중 700석만 수용할 계획이다. 방역 인력 100명을 투입하는 등 안전한 공연 관람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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