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No name'시와 신도청시 명칭

  • 김상동 경북도립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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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4   |  발행일 2021-10-14 제21면   |  수정 2021-10-1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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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동(경북도립대 총장)

미국 콜로라도강을 따라 유타주에서 덴버로 가는 70번 고속도로를 타고 글렌우드온천 도시를 지나가면 곧 바로 공식 지역명칭이 'no name'이라는 아주 조그마한 타운이 있다. 주민이 200명 정도의 타운이다. 경북도에는 55번 중앙고속도로에 서안동 톨게이트에서 10여분 자동차로 가면 경북도청이 자리한 바로 그곳에 상주인구 2만5천명이 넘는 공식적인 도시명칭이 없는 도시가 있다.

대개는 모든 지역과 사람에게는 이름이 따른다. 그런데 필자는 미국 70번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이 'No Name'이라는 타운의 공식적인 명칭에 적잖이 당황했다. 명칭 붙이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왜 No Name이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할까 라는 의문은 콜로라도강의 지류인 'No Name'강에서 따왔다고 하는 설명에도 해결이 속 시원하게 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내성천과 검무산이 있는 경북도청소재지가 있는 이곳이 비공식적으로 도청신도시라고 불리는 이름 없는 도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반면에 충남도청이 옮겨간 그곳은 2010년 7월 충남도 지명위원회를 열어 '내포'로 최종 결정했다. 새로운 충남도청이 위치한 지역이 공식적인 명칭을 갖게 된 것이다. 2015년 5월 경북도는 명칭을 동천·예안·퇴계 3개로 압축시켰는데 퇴계가 1위를 했음에도 아직까지도 신도시 이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북도청 신도시'로 그냥 불리고 있다.

미국인들은 미국의 북동부지역을 'New England' 지역이라 부른다. 그 지역의 대부분 도시 이름은 영국의 지역명칭 앞에 New라는 단어를 붙였다. 초창기 미국에 이주한 앵글로색슨족이 고향의 지역명칭에 New를 붙임으로써 앞으로 닥쳐올 험난한 정착에 조금이라도 향수를 달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그렇게 하였으리라 짐작을 한다. 미국 New England 지역은 미국 정신문화의 바탕이다.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학 대부분이 위치해 있고 새로운 실리콘밸리로 떠오르는 전통적인 도시인 보스턴이 있는 지역이다. 그렇게 고향인 영국의 명칭을 차용하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면서 선조들이 몸담았던 영국의 모든 제도와 문화를 응용하여 새로운 지역 New England를 만들어 미국의 중심이 되었다. 영국을 문화적으로 그리워하는 미국민을 이해할 만하다.

경북도청을 대구에서 옮겨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것에는 대구의 문화·교육 및 스포츠 등의 환경을 이어 받고 뛰어넘는 비전이 숨어 있다. 적어도 대구시의 장점을 유지하고 도시의 쾌적성을 주민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애초 10만 정도의 도시로 설계되었다. 경북도는 그 설계를 현실화하는 노력을 더하고 경북 발전의 거점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도민의 바람을 나타내는 도시의 명칭은 왜 없을까? 그런 바람을 담아 기왕의 1위 신도시의 명칭인 퇴계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대구를 이어받고 뛰어넘는 철학을 실현할 뉴대구시로 명명하는 것이 어떨까?

이참에 대구경북의 통합노력도 확 드러나고 뉴대구시로 대구와 상생하고 대구경북은 같다는 의미가 있는 새로운 도시 명칭이 되지 않을까? '뉴대구'라는 도시의 이름은 대도시인 대구의 역동성이 선비의 고장 예천과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 융합하여 대구경북의 일체감을 더 높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신도시를 언제까지나 공식명칭이 없이 10만 인구의 도시로 자라게 할 수는 없다.

김상동(경북도립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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