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청 올해 미술작품 대량 구매.'논란'..류한국 구청장 입김 작용한듯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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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8 17:13  |  수정 2021-10-11 07:22  |  발행일 2021-10-11 제8면
그리팅맨
대구 서구 이현동 이현공원에 설치된 그리팅맨.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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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청 옥상정원에 설치 된 미술작품.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대구 서구청의 미술 사랑이 도마에 올랐다. 올들어 미술 작품을 잇따라 구매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구청은 올해 13개의 미술 작품을 구매했다. 작품 구입 비용으로 4억 4천만원 정도를 썼다.
지난달 24일 서구 이현공원에는 유영호 작가의 그리팅맨이 세워졌다. 작품 구매에 2억 여원의 비용이 들었다.


또 지난 9월부터 서구청을 비롯해 서구문화회관, 그린웨이, 평리공원 등에도 12개의 작품이 설치되고 있다.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5일까지 서구문화회관에서 진행된 '햇살이 따뜻한 미술관 아트홀릭전'에 전시된 작품들이. 전체 21개 가운데 조각 9점, 소품 9점, 설치 3점이 선정됐다. 12개의 작품 구입과 설치에 2억 4천만 원이 사용됐다.


서구청이 한해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작품을 구입하기는 처음이다. '햇살이 따뜻한 미술관 시리즈' 전시는 지난 2019년부터 열렸는데, 작품을 구매한 것도 처음이다.


김모(50·서구 비산동)씨는 "서구에 미술 작품이 설치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 많은 작품이 설치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서구청의 작품 구입에는 류한국 서구청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지자체장의 의지 없이 미술 작품을 대량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류한국 서구청장은 "서대구역 개통,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서구에 주민이 많아지는 만큼 문화 인프라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서구 주민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미술 작품을 구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석연찮은 구석도 있다. 작품 설치 장소와 구매 과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서대구역 개통에 맞춰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그리팅맨은 서구의 한 공원에 설치됐다. 일각에서 "도대체 누구 보라고 설치한 작품인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미술 작품을 수의계약을 통해 구매한 것도 의아하다. 서구청이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개 입찰은 생략됐다. 수의계약의 경우 2천만 원 이하일 때 가능한데 서구청은 공개 입찰 없이 비공개로 작품을 사들였다.


서구청은 한 사람만 만들 수 있는 '미술 작품'이기 때문에 수의계약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 4항 '해당 물품의 생산자나 소지자가 1인뿐인 경우로서 다른 물품을 제조하게 하거나 구매해서는 사업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리팅맨과 12개의 작품 모두 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전 이미 선정됐고, 위치도 정해졌다는 것이다.


대구지역 한 미술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미술 작품을 이미 선정 해놓고 형식적으로 심의위원회를 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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