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 '학교예술공감터' 구축…계단선 동아리 콘서트, 복도엔 학생작품 전시…"일상이 예술축제"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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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1 07:51  |  수정 2021-10-11 08:00  |  발행일 2021-10-1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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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산중 학생들이 복합 문화예술 휴게공간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예전에는 학교라는 공간은 단순히 수업을 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다양한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학교는 수업만 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때문에 미래의 학교는 미술실, 음악실 등 특정 교과 교실이나 단일 개념의 공간보다는 여러 교과가 통합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화가 가능한 공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적 감성을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다수가 공유하는 공간에 사용자 중심의 복합 예술 공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러한 시대 요구에 맞춰 도서관, 과학실, 상상제작소, 미래공간과 같은 다양한 영역의 학교 공간 개선 사업을 통해 미래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틈새 공간을 잘 활용한 예술공감터 구축 사업은 만족도나 교육적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교 예술 공간의 재탄생 '예술공감터'

예술공감터는 교실이나 특별실이 아닌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복도, 계단, 현관 등 유휴 공간을 소규모 공연이나 전시,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선해 학생들이 일상속에서 예술 감성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4월 공모를 통해 초등학교 10곳, 중·고등학교 각 13곳 등 총 36개교를 학교 예술공감터 구축 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하고 학교당 1천만~1천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올해는 1·2차 공모를 통해 총 54개교를 선정해 학교 예술공감터를 구축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사용자 중심의 공간 구축을 위해 학교에서 제안한 프로젝트 수업 계획, 학생 참여 기획안, 학교 계획서 등을 심사해 지원 학교를 선정했다. 이후 사업 추진 방향을 안내하고 사례 공유 등의 컨설팅을 진행한다. 다양한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학교마다 구성원들과 협의를 거쳐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타 사업과 함께 진행하는 방법으로 학교 예술 공간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문화예술공간 구축, 중앙현관이나 유휴교실·복도·연결통로 등 다양한 틈새 공간 활용 등으로 학생들의 예술적 감각을 깨우고 통합적 활동 중심의 체험공간이 되도록 학교 구성원이 함께 노력한 결과, 유휴공간들은 공연, 전시, 휴게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유휴 공간의 형태에 따라 구축되는 공간이 달라졌는데 복도나 모퉁이 공간 등은 전시장으로, 계단은 공연장으로 홈베이스나 로비형 공간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축됐다. 공간 구축 후 소규모 공연을 진행하고 학생 작품으로 전시를 하는 등 학교마다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술실·음악실 등 특정교실 벗어나
교내 틈새공간 예술공간으로 대변신
작년 36개교·올해 54개교 운영 지원
학생들 작품활동 자유롭게 할수있고
프로젝트별 컨설팅도 받을 수 있어


◆동도초등, 꿈나래실 구축

대구동도초등은 지난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문화예술 융합 교육 및 문화예술 체험활동 등을 실천할 수 있는 꿈나래실을 구축했다. 학교 후관 3~4층 계단 유휴 공간을 연결해 하나의 공간으로 만든 것.

2층 공간 앞쪽에는 연극이나 음악공연, 예술감상 공간의 무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무대를 조성했다. 계단은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공연 상영이나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도 설치했다. 넓게 자리잡은 창엔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암막커튼을, 벽면에는 갤러리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계단을 활용한 꿈나래실 구축을 마친 동도초등은 이후 학생들의 예술교육과 영상 체험 및 공연 감상, 휴식을 위한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학급이나 동아리 프로젝트 발표회, 토론회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동도초등 관계자는 "계단이라는 공간이 하나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꿈나래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여러 행사나 공연을 직접 해보면서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학생들이 인식하게 됐다"며 "아동 발달수준 및 감수성에 맞춘 학교의 예술 교육과 휴식공간 조성으로 학생들의 창의성과 심미적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광중, 성광예술실험소 조성

지난해 성광중은 학생들의 이동이 잦은 1층 중앙현관 서편 통로와 본관 3층 동편 화장실 옆 사물함을 두던 공간을 예술실험소로 꾸몄다.

노후화된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하던 성광중은 친구들과 그림이야기를 나누는 예술 토론 공간, 미적 감수성과 창의적 사고를 직접 표현할 수 있는 메이킹 공간, 친구들의 다양한 수업결과물을 볼 수 있는 융합 전시 공간을 콘셉트로 예술실험소를 조성했다.

재탄생한 공간은 학생들의 방과후 활동과 수업결과물 전시,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교내 활동이 가능한 예술 실험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교사들의 연수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성광중 관계자는 "사춘기 중학생들에게 건전한 놀거리를 제공하면서 예술과 친해지는 기회를 마련해 인성과 미적 감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예술공간구축 사업을 통해 질 높은 예술교육과 전시관람 예절 및 공간디자인 교육이 가능해짐에 따라 학생들의 미적 안목 또한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쉬는시간엔 친구들 그림 감상·토론
자연스레 미적 감수성 높이는 계기
포산중 학생 93% "예술관심 높아져"
창의·융합교육 효과 학부모들 만족
"사춘기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터"

◆포산중, 포산도깨비나르샤 구축

포산중은 여러 교과의 다양한 학생활동 및 동아리활동 결과물을 전시하는 창의융합존과 계단형 전시공간인 갤러리존을 복합 문화예술 휴게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기존 창의융합존과 갤러리존은 전시 기능만 있어 학생들이 머물러 쉬거나 창의성 발현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포산중은 지난해 공연, 전시, 만남과 휴식 기능이 공존하는 개방형 복합 문화예술 휴게 공간을 조성했다.

복합 문화예술 휴게 공간은 '주제가 있는 릴레이콘서트' '음악이 일상이 되다 아무공연' 등 일상 보편적인 예술체험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포산중이 1~3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 '학교생활이 행복하고 즐거워졌다'는 응답은 99%, '자신감과 성취감 향상'은 97%, '예술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는 93%로 집계됐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학교 안 예술공감터 공간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발산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매일을 축제처럼 예술적 감성을 키우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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