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대구로 돌아온 농구열기"...가스공사, KBL 개막 2연승

  • 최시웅
  • |
  • 입력 2021-10-10 20:19  |  수정 2021-10-11 07:36
대구실내체육관 찾은 농구팬 '감격스럽다'
'디펜딩 챔프' 안양 KGC 상대 88-73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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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기를 보기 위해 10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체육관을 찾은 팬들이 홈 팀을 응원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10일 오후 3시쯤 대구 북구 대구실내체육관 앞은 평소와 달리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모두 이날 10년 만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KBL) 정규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이하 가스공사)의 홈 개막전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였다.

프로농구 원년 팬이라는 강경덕(41·수성구 범어동)씨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면서 "대구에 다시 프로농구단이 왔다는 사실이 이제야 실감난다. 체육관에 선수들 사진이 걸린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기까지 하다"고 했다.

가스공사의 전신 인천 전자랜드 시절부터 응원해왔다는 양모(37·서울시)씨는 "어제 울산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을 보고 대구로 왔다. 체육관이 많이 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꾸며두니 보기 좋다"고 전했다.

이들의 말처럼 1971년 지어져 낡은 외관을 그대로 드러낸 실내체육관은 가스공사를 상징하는 붉은색 플래카드로 덮혀 강렬함을 뿜어내고 있었다. 실내체육관이 자리한 북구 산격동 주민들도 입을 모아 환영했다.

김모(72)씨는 "오랜만에 동네에 활기가 도는 것 같다. 농구 경기를 준비하는 직원들이나 관중들이 주변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하니 상권도 살아나리라 기대된다. (교통난 등)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서로 잘 조율하면서 지냈으면 한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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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홈 개막전이자 데뷔전의 '1호 입장 관중'이 된 조용호씨 가족이 출입문을 통과하며 치어리더의 환영을 받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오후 4시 30분. 드디어 실내체육관 출입문이 개방됐다. 설렘 가득한 표정을 길게 줄을 늘어서 있던 관중들이 하나둘 입장하기 시작했다.

'1호 입장 관중'의 영광을 얻게 된 조용호(36·인천시)씨는 "이번 시즌 선수들이 부상 없이 경기를 치르면서 목표하는 우승을 차지하면 좋겠다. 인천에서 팀이 떠난 건 아쉽지만, 대구에서도 선수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조금씩 환경이 나아지길 바라겠다"고 했다.

10년을 기다린 대구시민과 농구팬의 응원과 기대 덕일까. 가스공사는 전날 울산에서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KBL 무대 데뷔전 승리를 챙긴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이날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인 안양 KGC 인삼공사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기선을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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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기에서 앤드류 니콜슨(가운데)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가스공사는 전날 32점-6리바운드를 챙긴 앤드류 니콜슨이 경기 시작 30초 만에 3점 포를 터뜨리며 실력을 뽐냈다. 실내체육관 첫 골의 주인공이 된 니콜슨이 1쿼터에만 11점을 꽂아 넣으며 가스공사는 26-14로 앞서갔다. 2쿼터 파울이 늘어나면서 인삼공사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지만, 두경민의 득점이 이어지면서 46-4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 가스공사는 니콜슨의 손끝 감각이 돌아오면서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3쿼터 가스공사는 니콜슨이 10점을 몰아넣는 동안 김낙현과 신인 신승민이 각각 6점을 보태 68-59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이어 4쿼터 들어 수비를 강화한 가스공사는 상대를 틀어막으면서 88-73, 15점 차로 압승했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은 "이기든 지든 대구시민들에게 우리 팀이 열정적으로 농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고,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수행해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홈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개막 2연승을 거둔 가스공사는 사흘간 쉰 뒤 수원으로 이동해 14일 수원 KT 소닉붐과 맞붙는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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