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인간과 몬스터 7년간 한몸에서 동거하다 갈등 격화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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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5   |  발행일 2021-10-15 제39면   |  수정 2021-10-15 08:28
선과악 경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예측불허 행보
거대한 촉수 가진 빌런 카니지와 대성당 결투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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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히어로의 대명사 베놈이 돌아왔다.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빌런 중 하나인 베놈은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가 인간 숙주에 기생해 탈바꿈한 존재로 사회의 부조리를 취재하던 기자 에디(톰 하디)의 몸에 기생해 살고 있다. 3년 만에 관객을 찾는 '베놈2 : 렛 데어 비 카니지'(이하 베놈 2)는 에디와 베놈이 함께 공존한 지 7년이 된 시점에서 출발한다.

생존을 위해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에디와 베놈은 그간 나름의 공존 규칙을 세우고 살아왔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이질적인 인간과 몬스터라는 점에서 점점 한계에 부딪힌다. 둘 사이의 묘한 갈등이 점점 격화될 즈음 에디는 끔찍한 연쇄살인마 클리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를 면회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클리터스는 심비오트 카니지의 숙주가 된다. 불안정하고 위험한 두 존재의 만남으로 탄생한 카니지는 인류는 물론 베놈에게 가장 두렵고 공포스러운 존재가 된다.

'베놈2'는 전편에 이어 에디와 베놈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일상 속 '티키타카'를 보여준다. 사실 '베놈' 시리즈의 매력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관계처럼 선과 악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두 인물의 예측불허 행보에 있다. 기자로서 투철한 소명의식을 지닌 에디와 인간의 뇌를 먹기 위해 가차 없이 살육을 저지르는 베놈을 오가며 갈팡질팡하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기에 베놈은 인간의 뇌 대신 초콜릿과 치킨으로 굶주림을 해결해야 했고 자신과는 정반대인 에디의 섬세하고 철저한 도덕성을 따라야 했다. 베놈이 늘 불만에 차있던 이유다.

'베놈2'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 둘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진다. 7년간 한몸에서 불안정한 동거를 계속 해왔으니 서로 참을 만큼 참아왔을 터. 결국 사람을 잡아먹지 않겠다는 규칙을 두고 시작된 말다툼이 이내 치열한 몸싸움으로 확대되면서 에디의 아파트는 초토화된다. 액션의 방점은 베놈과 거대한 촉수를 자랑하는 빌런 카니지의 대성당 결투 장면이다. 전편보다 한층 규모를 키운 두 심비오트의 대결은 충분한 액션 쾌감을 선사한다. 베놈 캐릭터 특유의 어둡고 잔혹한 이미지와 묘하게 어우러지는 위트와 유머도 재밌다. 하지만 단순하고 유치한 스토리는 전편에 이어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 '킹콩'의 킹콩 등을 연기한 앤디 서키스가 연출을 맡았다.(장르:액션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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