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드 코로나, '확진자 수'에 민감 말고 '중증 관리'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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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3   |  발행일 2021-10-13 제27면   |  수정 2021-10-13 07:10

위드 코로나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오늘부터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민관합동 정책자문기구인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식 출범했다. 위원회는 경제민생·교육문화·자치안전·방역의료 4개 분야로 나눠 일상회복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위원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이달 중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드 코로나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1년 넘게 이어져 온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 더는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가슴 아픈 일도 잇따르고 있다. 그나마 오는 25일을 기준으로 전 국민 70%가 백신 접종을 마칠 것으로 예상돼 2주 뒤 항체가 형성되는 11월9일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막대한 영업 손실을 봤던 자영업자로서는 이날만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분석 자료는 코로나 이후 자영업 붕괴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 가구의 고소득층과 중산층 비중은 모두 줄고 저소득층만 늘어나 소득계층의 하향 이동이 뚜렷해졌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이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의 전환이다. 총확진자 수보다 중증화와 사망자 수를 줄이고 관리하는 쪽으로 방역 초점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코로나 종식이 아닌 공존이니만큼 언제 코로나가 재확산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정부가 성급한 일상회복으로 몸살을 앓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들면서 "여러 나라의 경험을 교훈 삼아 일상회복을 단계적이고 질서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국·이스라엘 등 위드 코로나를 먼저 시작했던 나라들이 확진자 폭증으로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물론 백신 추가 접종, 의료체계 정비 등을 중심으로 한 치명률 관리 체계로 전환한 것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철저한 준비 없는 일상회복은 자영업자를 비롯한 국민의 희생과 노력을 한순간에 헛되이 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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