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여기도 중단, 저기도 중단...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 어디서 하라고!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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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9   |  발행일 2021-10-19 제13면   |  수정 2021-10-19 11:36
전국 208개 노후 충전시설 중
128개 급속충전기로 교체작업
충전기 간 거리 등 고민 없이
2개월 이상 일방적 운영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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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부산 고속도로 부산방향 청도휴게소에 설치돼 있는 전기차 충전소에 노후 충전기 교체 대상을 알리는 충전기 운영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전기자동차 운행 2년차인 정모(47·대구시 동구 신암동)씨는 주말인 지난 16일 부산을 다녀오면서 낭패를 봤다. 가족들과 함께 부산 송정과 기장 등을 다녀오는 길에 휴게소가 3곳이나 있었지만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가족과 여행코스로 찾는 길이어서 전기차 충전 코스는 부산∼포항 고속도로 기장휴게소와 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휴게소였지만 두 곳 모두 전기차 충전기 교체 작업을 이유로 12월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있었다. 함양∼울산 고속도로 울주휴게소에는 3개 충전 타입 중 1개 타입만 충전이 가능해 정씨 차량은 이용할 수 없었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 중 핵심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충전 인프라는 뒷걸음치고 있다. 

최근 들어 환경부가 노후 전기차 충전기를 교체하면서 상당수 고속도로 휴게소의 전기차 충전소가 개점휴업 상태다. 18일 환경부의 위탁을 받아 노후 충전기 교체 작업을 하고 있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전국 208개의 50㎾급 노후 급속충전기 중 128개를 100㎾급 급속충전기로 교체 작업을 진행하면서 운영을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교체 작업 때문에 운영을 중단한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 수에 대해선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서는 내부 자료라는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정씨 사례처럼 교체 전기차 충전기 간 인접(거리) 여부 등에 대한 고민 없이 일방적으로 교체 작업이 진행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를 이용하는 전기차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관계자는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노후 전기차 충전기의 교체는 노후화와 용량 증설에 따른 것"이라며 "새 충전기로 바로 교체하지 못하는 것은 관로 및 케이블 교체와 한전 전기 인입 등의 작업을 거쳐 충전기를 교체해야 하는 데다 이후 전기안전검사까지 받아야 해 5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설명과는 달리 이달 초 나붙은 것으로 보이는 청도휴게소 등의 교체 대상 노후 전기차 충전기에는 12월 말까지만 운영을 중단한다고 쓰여 있다.

한편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 지원 예산은 지난 10년간 무려 3조1천244억원이나 되지만, 충전기 설치 예산은 5분의 1 수준인 6천689억원에 그쳤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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