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리스크 키우는 여야 1위 후보…정말 次惡(차악) 뽑는 선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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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1   |  발행일 2021-10-21 제23면   |  수정 2021-10-21 07:11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로 감옥 갈 사람이라고 우기는 게 볼썽사납다. 대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선거가 아니라 저열한 '범죄자 논쟁'으로 둔갑하다니. 두 후보의 의혹과 망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이러다간 최선도, 차선도 아닌 정말 차악을 뽑는 선거가 될지 모른다. 유례없는 비호감 선거다.

망언은 어쩔 수 없이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다. 그러나 켜켜이 쌓인 의혹은 수사기관이 나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 수사의 대원칙은 '공정'과 '신속'. 하루빨리 진상을 명명백백히 규명해 이 저급한 논쟁을 끝내야 한다. "경선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여당도 야당도 마찬가지"(원희룡 후보)라는 국민 우려를 불식하려면 그것밖에 없다.

이 도지사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수사 범주에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조폭 연루설 또한 웃어넘길 일 아니다. 고발사주 의혹의 실체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그저께 내부고발자 조성은씨가 공개한 녹취록은 예사롭지 않다. 대장동이든 고발사주든 대선 중에 후보가 기소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공수처나 검·경도 덮고 가기는 쉽지 않다. 수사 시늉만 내다간 국민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대선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공정·신속한 수사가 이 상황을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윤 전 총장의 그저께 설화는 실망이다.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니. 단순 실언이 아니다. 전 전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의 해명처럼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기용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를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보는 게 황당하다. 역사적으로도, 국민적 합의로도 끝난 논쟁을 뒤집은 것이다. 심각히 어긋난 역사인식이다.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은 것 외에 잘 못한 게 뭐 있나'는 말과 뭐가 다른가. 야당 인사들이 광주를 찾아 사과하며 눈물 흘린 것이 다 기만적 퍼포먼스였나. 잦은 설화는 언어습관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그칠 것 없던 검사 시절 사적 술자리에서나 함직한 정제되지 않은 말투가 몸에 밴 것인가. 구차한 변명보다 국민 앞에 솔직히 사과하는 것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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