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각광받는 힐링관광지 ...운무 자욱한 해발 800m 오지 '군위 화산마을'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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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2 07:42  |  수정 2021-10-22 07:46  |  발행일 2021-10-22 제8면
친환경·자연치유의 명소로 탈바꿈

새벽운무
군위 화산마을의 새벽 운무. <경북도 제공>

포스트 코로나19시대 비대면 힐링 관광지로 '화산마을'(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북 4리)이 각광받고 있다. 운무(雲霧)가 가득한 해발 800m 고지에 자리 잡은 화산마을은 1962년 산지 개간정책으로 180여 가구가 처음 정착했다. 이후 수려한 경관과 고랭지 채소 재배로 '명품 마을'로 거듭났다.

1962년 180여가구 처음 정착
하나둘 떠나 20여가구 남기도
주민 스스로 5대 원칙 지키고
자연 그대로 보존·복원의 노력
귀농인구 늘고 관광객도 증가



◆오지마을의 '반전'
화산(華山 828m)마을은 '구멍가게 하나 없는 마을' '택배가 오지 않는 마을'로 불린다. 60년 전 인근 신녕역(영천 신녕역)에 내린 사람들이 맨몸으로 이틀간 산길을 올라가 땀과 눈물로 개간해 자연부락을 형성했다. 이후 인근 도시로 마을 사람이 하나 둘 떠나가면서 1965년엔 학교가 폐교돼 20여 가구가 남기도 했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주민 스스로 힘을 모아 도로를 정비하는 등 마을을 가꾼 덕분에 고랭지 채소 재배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마을 개척 초기부터 이어져 온 협동 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69가구에 주민 110여 명이 모여 사는 지금도 6개의 마을 공동체가 운영된다. 마을 운영위원·청년회·부녀회·노인회 등 마을 주민들은 서로 힘을 모아 살기 좋은 명품 마을 가꾸기에 구슬땀을 흘린다.

주민들은 고지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 절임 배추 사업을 통해 마을 소득원을 개발하고 있다. '바람 언덕 사계절 경관 단지'를 조성하고, 해바라기밭도 가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주민들 스스로 △농약사용 최소화 △쓰레기 소각 금지 등 5대 원칙을 정해 마을 경관 보존에 앞장서는 점이 눈에 띈다. 잘 보존된 자연환경 덕분에 연간 방문객은 1만명에 육박할 정도다. 지난 5년간 귀농·귀촌 인구도 65→92명으로 41% 증가했다.

이종은 화산마을 이장은 "화전민의 피와 땀으로 일군 화산마을을 잘 보존시키고 다듬어 주민 소득원 증대는 물론 관광객이 몰려오는 대한민국 최고 명품 친환경 자연 치유 마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화산마을처럼 농촌이 갖는 특색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리면 '잘사는 농촌'으로 거듭날 수 있다. 앞으로 쉼터가 있는 농촌 마을을 조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활력 넘치는 아름다운 마을
강이 산을 품고, 산이 구름과 하늘을 품은 숨은 비경을 간직한 화산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 그대로를 보존했다는 점이다. 과거 산길을 바람길로 복원하는 생태 탐방로로 조성했고, 자연 친화 전망대를 발굴, 두 눈으로 감성을 치유하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옛날 화전민의 집과 밥상은 그대로 복원됐다. 몸과 마음이 행복한 먹거리는 현대인에게 먹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채로운 농장·음식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은 치유프로그램으로 개발돼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휴식처가 됐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행복 마을기 콘테스트'에서 경관·환경 분야 금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주관 '국가균형발전 우수 마을'로 선정됐다. 농협 중앙회 주관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 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도 금상을 수상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명품 마을' 반열에 올라섰다.

경북도는 앞으로 화산마을이 간직한 현재의 아름다움을 유지한 채 후손에게 아름다운 경관을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화산마을과 같은 특색있는 농촌마을 육성에도 행정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화산마을은 주민이 힘을 모아 불모지에서 소득원을 발굴했고, 경관 보존 등으로 '찾아오는 마을'로 변신하게 했다"며 "앞으로 주민화합 및 공동체 활동을 유도해 활력 넘치는 농촌 우수마을을 집중적으로 발굴·육성해 도내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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