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프랑스 매그재단, 내년 3월27일까지 대구미술관서 '모던 라이프'전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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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5   |  발행일 2021-10-27 제18면   |  수정 2021-10-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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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모던 라이프' 전시 모습.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풍성하고 수준 높은 전시로 미술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9일 시작돼 내년 3월27일까지 열리는 해외교류전 '모던 라이프(Modern Life)'가 그것이다.

대구미술관은 프랑스 최초의 사립미술기관인 매그 재단과 협업해 대구미술관 1전시실과 어미홀에서 두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회화, 조각, 드로잉, 설치 작품 중 총 144점(대구미술관 69점, 매그재단 75점)을 8개의 소주제에 맞게끔 선보인다.

매그재단은 프랑스 국보인 마르크 샤갈 'La Vie 삶'을 포함해 칼더, 브라크, 자코메티, 미로, 장 뒤뷔페 등 거장들의 작품을, 대구미술관은 곽인식, 김기린, 김창열, 정점식, 최영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리처드 롱, 리처드 세라, 장 샤오강 등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내놓았다. 특히 1만3천점의 걸작을 보유한 매그재단의 소장품전은 아시아국가 중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 서울이 아닌 대구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두 기관은 2년전부터 모더니즘을 화두로 공동전시를 기획했다. 모더니즘 미술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치열한 예술적 실험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미술의 전개를 제시하며 당대의 현상적 역사를 미술의 발전 논리로까지 확장했다. 1960년대 후반 '현실'을 반영하는 변화들이 예술에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이번 전시는 이같은 '현실성'에 주목했다. 출품작에선 '모더니티(Modernity)'의 전이와 변용적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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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모던 라이프' 전시 모습. <대구미술관 제공>

하지만 매그재단 참여작가 40명 중 26명이 작고 작가인데 비해 대구미술관 참여작가는 38명 중 15명이 작고 작가다. 또 매그재단 생존작가는 30~40년대 출생이 대부분이지만, 대구미술관 참여작가는 전선택, 박서보, 이우환 등을 빼고는 대개 50년대 출생 작가다. 특히 이광호는 81년생으로 모더니티의 변용적 측면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모던 라이프'의 첫 번째 소주제는 '탈-형상화'다. 독특한 면 분할을 통해 형상적인 양식에서 벗어나려는 예술의 자율성을 보여준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장 뒤뷔페, 훌리오 곤잘레스, 최영림 등이 함께한다.

두 번째는 '풍경-기억'이다. 피에르 탈 코트, 안나 에바 베르그만, 유영국, 김창열 등 16점의 작품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주변의 풍경과 기억을 소환한다.

세 번째는 '추상'이다. 고차원의 사유를 이끌어 내는 한묵, 이우환, 정점식, 이강소 등의 작품과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브람 반 벨데, 파블로 팔라주엘로, 에두아르도 칠리다의 작품이 추상의 전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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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모던 라이프' 전시 모습. <대구미술관 제공>

네 번째 '글'에서는 앙리 미쇼, 한스 아르퉁 등 작품 속 여러 형태의 문자를 발견할 수 있는 회화와 석재 서병오, 최병소, 박서보, 등 작품 속에 존재하지만 쉽게 식별되지 않는 문자들을 품은 소장품이 배치돼 있다.

다섯 번째는 '초현대적 고독'이다. 정병국, 최민화, 한운성, 자크 모노리, 발레리오 아다미, 에로의 작품이 '개인' 혹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여섯 번째는 '평면으로의 귀환'이다. 평면성과 색채의 율동감을 보여주는 시몬 한타이, 클로드 비알라, 프랑수와 루앙과 김기린, 윤형근, 이우환, 리처드 세라 등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곱 번째는 '재 신비화한 세상'이다. 인간의 존재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서세옥의 작품과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 문화부 허가를 받고 한국에 반입한 마르크 샤갈의 'La Vie 삶'이 포함되어 있다.

여덟 번째는 '기원'이다. 알렉산더 칼더를 비롯해 곽훈, 이건용, 이우환, 리차드 롱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이 공간은 인간과 자연, 세계와 우주의 지속적이며 순환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공동기획자인 올리비에 들라발라드 객원 큐레이터는 "양 기관의 소장품을 한 자리에 선보이며 하나의 개념을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은 결코 어떠한 이론이나 담론 속에 갇혀있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행복을 나누고, 작품으로부터 받은 영감과 감정에 대해 대화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람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대학생은 7천원이다. 최종 예방접종 14일 경과자는 사전 예약 없이 입장 가능하며, 백신 미접종자 및 최종 접종 후 2주 미 경과자는 인터파크 및 전화로 예약한 뒤 입장이 가능하다. 본 전시 외 대구미술관의 다른 전시는 종전과 같이 무료 관람으로 운영된다. (053)803-7900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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