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10일간 조업정지 들어가는 영풍석포제련소, 사원아파트에 '불똥'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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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3 07:19  |  수정 2021-11-03 07:29  |  발행일 2021-11-03 제5면
영하에 난방·온수 끊어져도 갈 곳 없어 '걱정 태산'
제련소 열 이용한 난방시스템
347세대 800여명 애꿎은 피해
"코로나에 아이 감기들까 걱정"
사측 대책마련 나서도 역부족

영풍사원아파트전경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에 위치한 영풍사원아파트 전경. <독자 제공>

경북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이하 석포제련소) 조업정지로 애꿎은 공장 근로자들에게 초겨울 날씨에 난방중단이라는 시련이 닥쳤다. 공장근로자 등 직원들이 거주하는 영풍사원아파트에 난방과 온수가 끊어질 예정이라 당장 머물 곳이 없는 직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제련소 측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경북도가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제련소에 내린 조업정지 10일은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면서 제련소는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10일간 조업정지에 들어간다.

제련소 가동이 완전히 멈추면서 6일부터 약 2주간 제련소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가족들이 생활하는 영풍사원아파트 난방은 물론 온수까지 끊어진다. 사원아파트들은 제련소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난방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원아파트에 거주하는 인원은 총 565세대 1천290여 명으로 이들 중 개별난방이 가능한 아파트 6동 218세대를 뺀 나머지 347세대 800여 명이 임시로 머물 곳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석포제련소가 워낙 외진 곳에 있어 인근에 친척이나 지인이 있는 몇몇 세대를 제외하곤 대부분은 난방이 중단된 아파트에서 영하의 추위 속에 버텨나가야 한다. 특히 이들 중 영유아와 초등생·노약자 등이 있는 70여 세대는 건강 문제까지 우려된다.

제련소가 있는 봉화 석포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기온이 낮은 곳 중 하나로 이미 지난달부터 새벽엔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사원아파트에 그대로 머물 수밖에 없는 직원과 가족들은 임시방편으로 온열기와 전기담요 등 난방기 구매에 나섰다. 그러나 난방과 함께 온수도 끊어지면서 세면이나 목욕에도 불편이 예상된다. 물을 데워서 사용하거나 목욕탕을 이용해야 하지만 규모가 적어 한 번에 이용 가능한 인원이 20명으로 제한적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원 A씨는 "난방기를 사용하는 방법 외엔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초등학교에 독감이 돌고 있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난방·온수마저 끊기면 코로나 상황에 아이들이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련소 측에서도 대책 마련에 골몰이다. 우선 임시방편으로 난방이 끊어질 사원아파트 직원들에게 난방기 구매비 일부를 지원하고, 제련소 열에너지로 이용하던 목욕탕에 개별 보일러를 임시로 설치해 직원과 가족들이 이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제련소 관계자는 "약 2주간 사원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원과 그 가족들의 많은 불편이 예상되어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원아파트 난방과 온수 문제와 더불어 회사 내 식당·주차·화장실 등의 문제에도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직원 가족인 B씨는 "회사에서 목욕탕을 가동하고 난방기 구매비 일부를 지원한다는데,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와 경북도가 추운 겨울철만이라도 지난 다음에 조업정지를 하도록 하면 안 되냐"고 반문했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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