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조업정지, 반면교사 삼아야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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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4 11:12   |  수정 2021-11-04 11:12
황준오(증명)

봉화 영풍석포제련소가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가동을 멈춘다. 1970년 공장 문을 연 지 51년 만에 처음으로 겪는 '셧다운'이다. 석포제련소 72년 역사의 오명으로 남게 됐다.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제련소 측은 "법원에서 확정된 처분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하긴 어렵게 됐다. 제련소는 이번 조업정지 기간 중 직원들을 정상 출근시키는 등 임직원과 협력업체에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그래도 사원아파트에 난방이 끊어져 직원과 그 가족들이 영하의 추위 속에 지낼 처지 놓였다. 식당과 샤워 문제 등 크고 작은 불편과 고통을 감수하게 됐다.
그간 제련소에 대해 크고 작은 환경관련 사항 적발이 이어지면서 낙동강 환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었다. 영풍은 그제서야 기업 생존을 위해선 발상 전환과 대책 필요성을 느끼는 듯 했다.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환경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아직 멀었다는 게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한 마디 반성 없이 시간을 끌어온 제련소는 책임지고, 이제 낙동강을 떠나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수질개선을 위해 차집시설을 조성한다고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게다가 대기, 토양 오염 문제는 해결 방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공장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봉화 석포면 주민들로 이뤄진 석포제련소 현안 대책위원회 측은 "비록 이번 조업정지로 주민들한테 당장 피해는 없지만, 주민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다 보니 걱정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우려의 뜻과 함께, "제련소가 무방류 시스템, 차집시설 마련 등 환경 개선 의지를 다지고 나섰는데, 환경단체가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환경 개선조차 못 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며 "결코 이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석포제련소 사태는 이제 시작이란 느낌이 든다.
이번 사태를 두고 영풍은 "잠시 멈춥니다. 돌아보고, 새 출발 하는 계기로 삼아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믿을 수 있을까? 의구심은 여전하지만, 믿고 싶다.
비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지만,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 영풍이 지향하는 탄소중립,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길 진정 바라본다. 영풍그룹과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환경 파괴 주범'이란 오명을 벗을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황준오기자<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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