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전립선비대증 환자와 급성요폐

  • 이윤형 비앤비뇨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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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6 07:49  |  수정 2021-11-16 07:57  |  발행일 2021-11-16 제16면
자의로 소변 보기 힘든 '급성요폐'
전립선비대증환자들은 특히 주의
추운날 장시간 야외활동 자제하고
감기약 처방받을때 콧물약 피해야

이윤형원장
이윤형 비앤비뇨의학과 원장

지긋하던 무더위가 끝나고 결실의 계절 가을입니다. 비교적 짧은 가을 날씨를 잠시 즐기고 나면 이제 곧 겨울이 닥치겠네요.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 것이 달갑지 않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기존의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나 과민성방광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배뇨증상이 나빠져서 더 힘들어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으로 치료를 받고 계신 분 중 일부는 급성요폐라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더 걱정스럽습니다.

급성요폐란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아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어도 자의적으로 소변을 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며 몇 가지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방광기능이 마비되었다고 표현합니다.

겪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괴로운 상황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소변줄이라고 하는 관을 요도로 삽입하여 소변을 빼내야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빼내고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는 지속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유치도뇨관이라는 소변줄을 삽인 한 채 1주일 정도의 시간 동안 소변을 외부에 설치된 소변주머니로 빼내는 상태를 유지하고 약물치료 후 제거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도 해결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가을 겨울을 지나는 동안 고령의 전립선비대증 환자분께 급성요폐를 예방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추운 날씨에 장시간 야외활동을 자제하세요. 날씨가 추워지면 피하의 정맥혈관이 좁아지면서 체내로 순환하는 혈액량이 늘어나게 되고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량도 줄어들면서 소변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로 인한 방광의 과팽창이 유발되면 방광이 소변을 짜내기 힘들게 되면서 소변의 배출이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과도한 음주도 피하세요. 음주 역시 소변의 양을 늘리게 되고 방광 배뇨근의 수축력을 떨어트려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됩니다. 겨울철 급성요폐 발생의 많은 원인이 되며 적당량의 음주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알코올의 섭취량에 비례하여 급성요폐 발생의 확률도 증가한다고 보면 됩니다.

감기약을 처방받을 때 콧물약도 주의해야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많아집니다.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으실 경우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약물치료 중인 분은 반드시 의사선생님께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약물 복용 중임을 알리셔야 합니다.

감기약 중 특히 콧물증상에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 부교감신경억제제는 방광 배뇨근 수축력을 약하게 하고 요도를 좁아지게 만들어 소변의 배출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감기약을 처방받을 때는 꼭 소변에 방해가 되지 않는 약으로 처방해 달라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그 외에도 수술을 위한 마취, 강한 진통제의 사용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니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상기 사항을 숙지하시고 계셔야 할 것입니다.

사계절이 분명히 구분되는 우리나라는 각 계절의 정취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지만 계절에 따라 악화되는 질환이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급성요폐는 겨울철에 발생하므로 날이 추운 날은 지나친 음주와 장시간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감기약은 가급적 의사선생님들과 상의하여 신중하게 처방받기를 권유 드립니다.

전립선비대증도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비뇨의학과를 찾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 마시고 전문의와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이윤형 비앤비뇨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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