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사죄에 5·18단체 "의미 없는 말일 뿐…전혀 위로 안 돼"

  • 입력 2021-11-27 10:04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에서 부인 이순자 여사가 사죄 발언을 한 것을 두고 5·18 단체들은 "예의상 내뱉은 의미 없는 말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5·18 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씨의 그 한마디가 5·18은 물론 그동안 고통받았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진심으로 사과하려는 마음이라면 이후에 고통받았던 사람들이 수용할 만큼의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전씨 부부의 터무니없는 말과 행동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았나"라며 "이를 바로잡는 노력을 보여야만 사람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늘의 이 한마디는 그 시작으로 보고 앞으로 진심 어린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5·18 유족회 김영훈 회장은 "장례 과정에서 예의상 한 말이어서 면피성 발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족들 모두가 사죄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구속부상자회 조규연 회장도 "어쩔 수 없이 하는 말"이라며 "그런 말이 무슨 위안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전두환 장례식에 찾아온 5공 인사들의 행태를 보면 여전히 전두환 측은 5·18을 기망하고 욕되게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 말이 진실성이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5·18 부상자회 박갑술 회장 역시 "전두환이 살아있을 때 그 옆에서 대신 사죄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전두환이 죽은 마당에 부인이 사죄한다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부인의 사죄에 특별히 의미를 두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전씨의 마지막 가는 길에 대해서도 "죽었다고 해서 조금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며 "지금도 투병 생활을 하는 회원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는 내일 죽더라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순자 여사는 이날 전씨의 발인식에서 유족 대표로 나와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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