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과 갈등으로 무기한 당무 거부에 들어간 이준석 당 대표가 1일 부산과 순천을 찾는 등 이틀째 잠행을 이어갔다.
윤 후보도 "당무를 거부한 상태가 아니다"거나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상 사상구 사무실을 찾았다. 이 대표 측은 "격려차 방문한 것"이라며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오후 순천을 찾아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를 만났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밤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회동해 최근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윤 후보 측과 갈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의장은 "어젯밤 9시쯤 이 대표와 단둘이 만났다"며 "당과 나라 걱정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당 내분으로 비치지 않도록 유념하고 후보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정치권은 이 대표가 장 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것에 대해 '의미 있는 행보'라는 분석을 보내고 있다. 이 대표가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장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토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의원은 윤석열 후보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일각에서 '문고리 권력'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결국 "후보 곁을 떠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전날 오전부터 '잠행'한 이후 동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독 장 의원의 사무실을 찾은 사실만 공개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권성동 사무총장이 이 대표가 없는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30분 동안 기다리다 돌아간 데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박3일 충청 방문'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문화공원 인근 카페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은 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쏠리고 있다. 이 대표가 참석할 경우 '화해'의 실마리가 생길 수 있지만, 이 대표 없이 최고위를 치룰 경우 대치 상황에 극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선대위 갈등이 이어지면서 최근 여론 조사에서 경고등이 켜지는 만큼 어떤 방식에서건 양측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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