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수학과 친해지는 방법…"자녀가 책상 정돈할때 분류기준 만들게 해보세요"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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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6 08:00  |  수정 2021-12-06 08:13  |  발행일 2021-12-06 제13면
생활 경험과 수학적 활동 연결
수리력 길러지고 유용성 깨달아
문제 해결 과정 격려도 도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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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가정에서 책상 정리를 하며 분류 기준에 대한 대화를 부모님과 나눈 후 분류하고 있다. 생활과 수학을 연결하는 것은 아이가 수학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과목이 어려워진다. 때문에 수학을 좋아했던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수학을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부모님들은 아이가 다시 수학을 좋아하게 되고, 수학을 포기하지 않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져 간다. 우리 아이들이 수학을 잘하고 좋아하려면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학년이 올라갈수록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요.

A: 학부모님과 수학 교육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아이가 저학년일 때는 수학도 좋아하고 점수도 높았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공부를 어려워하고 하기 싫어합니다"라는 말씀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로 진학한 제자를 만나서 "선생님 저는 수학 포기했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픕니다.

학교에서도 아침 10분 수학, 칸 아카데미 등 학생의 수학 학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학생들도 방과 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왜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이 어렵다고 하는 걸까요.

수학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개념들은 추상화나 이상화의 과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3학년에서 '직선(선분을 양쪽으로 끝없이 늘인 곧은 선)'이라는 개념을 배우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직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추상화된 여러 가지 개념을 공부하게 되는데, 아이들은 수학이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 수학에서 공부하는 개념들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공부는 하지만 생활에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수학 공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입니다. 또 '수학은 어렵다,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수학을 못 한다'와 같은 고정관념으로 인해 아이들이 수학을 어렵게 느끼고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보면 수학을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라고 이야기하고, 어려운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한다'는 고정관념을 어른들이 갖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할 수 있나요.

A: 먼저 학부모님께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학부모님께서 수학을 '잘한다' '못한다'를 판단하시는 기준이 무엇인지요?

'수학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수학을 잘한다'는 것이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수학 시험 점수나 반평균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하는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가 수학적 사고력 신장입니다. 새로운 수학적 아이디어를 익히고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목이지요. 그래서 수학 평가 결과뿐 아니라 수학 공책에 기록한 내용, 평소 아이의 생활 모습 등을 관찰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수학적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논리적으로 따져서 생각하는 태도가 향상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수학 공부하다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용어가 있니?" "문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풀 수 있구나. 수학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네." "문제를 해결한 과정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했네. 기특하다. 그런데 이 부분만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와 같이 아이의 수학적 사고력이 길러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수학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따져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재미를 느끼면 수학을 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수학적 개념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아이가 수학과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Q: 아이가 수학과 친해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A: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물을 보아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을 볼 때도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 수학적인 관점에서 보고 수학적인 활동을 하게 되면 수학과 친해질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면 집안 청소를 하면서 여러 가지 물건을 정리할 때, 분류 기준을 정해서 정리하면 좋습니다. 분류 기준을 아이와 함께 정해서 말로 표현해 보고, 그 기준에 맞게 분류하는 과정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은 수학 활동이 되지요. 또 가족이 함께 피자를 먹으면서 피자 한 판을 몇 등분으로 나누었는지, 똑같이 나누어졌는지, 누가 몇 조각을 먹었는지, 똑같이 나누어졌다고 생각할 때 남은 양을 분수로 나타내면 얼마인지 등 생활과 수학을 연결해 생각해 보는 것이 수학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아이는 가족과 함께 경험하고 생각한 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서 학교에서 공부한 개념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수학의 유용성도 느낄 수 있어서 수학적 사고력이 길러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모님의 관심과 격려가 큰 도움이 됩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홍성민 대구월서초등 수석교사

〈참고자료: 스탠퍼드 수학공부법(조 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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