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다이어트 성공 전략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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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04 07:50  |  수정 2022-01-04 08:06  |  발행일 2022-01-04 제17면
비만탈출 왕도는 없다…덜 먹고 많이 움직여라
10㎏ 이상 감량하려면 1년이상 식이요법 필요
마약성 식욕억제제 최대 3개월 미만 사용해야
피하 주사제, 부작용 거의 없고 장기 투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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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구미병원 정지윤 교수

'비만은 질병'이라는 말에 이의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건강관련 새해 다짐 중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비만 탈출', 즉 '살빼기'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체중이 증가한 이들이 늘어나면서 올해는 '살빼기'를 새해 목표로 정하는 이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체중에 몸도, 마음도 부담

현대인들이 끝내지 못하고 있는 숙제 중 하나는 '비만 탈출'이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 등의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우울증,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 시대에는 외부 활동이 줄고, 스마트폰의 배달 앱이나 온라인 쇼핑 등으로 살찌기 쉬운 음식의 섭취가 늘면서 소아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만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코로나19와 비만 관련 건강행태 변화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42.0%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몸무게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증가한 몸무게 평균은 3.5㎏였다. 이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2020년 1월 기준)과 현재(2021년 10월 기준)의 식생활 행태, 신체활동, 정서 상태, 비만 인식도 등을 조사한 결과다. 체중 증가로 최근 직장 건강검진이나 학교 검진에서 혈당 상승, 간기능 이상, 혈압 상승 등이 새롭게 발견돼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비만으로 인한 이차적인 당뇨병, 비알코올성지방간염, 고혈압 등의 질환에 따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 지수(BMI) 기준으로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비만으로 인한 대사이상을 동반한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식이 요법, 다이어트 보조제, 운동 요법 등이 끊임없이 소개되고 유행하기도 한다.

단기간에 힘들이지 않고 효과를 볼 수 있는 신묘한 방법을 기대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결국 꾸준하게 음식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을 늘려 에너지의 소비가 흡수보다 커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다. 경도 미만의 경우 하루 200~300㎉ 정도의 간식을 줄이는 정도로도 목표 체중에 도달할 수 있지만 10㎏ 이상 또는 체중의 10% 이상의 감량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는 1년 이상 꾸준한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체중 줄여야"

평범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오랜 다이어트를 이어가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체중 조절을 위한 약을 복용해도 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체중 조절을 위한 다이어트약의 대부분은 뇌에 작용하는 식욕억제제다. 장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해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약도 있다. 효과 측면에서 식욕억제제들의 체중 감소 효과가 좀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약성 식욕억제제 의존성에 대한 위험 등으로 4주 내 단기처방하고, 최대 3개월 미만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 16세 미만과 폐동맥 고혈압이나 심장 판막 질환 환자는 사용할 수 없다.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한 만큼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식욕억제제도 있다. 이런 식욕억제제는 임상시험에서 26~56주 투여 후 9~12% 정도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3.75㎎ 에서 15㎎까지 다양한 용량의 억제제가 출시되어 있고, 일반적인 경우 저용량에서 서서히 증가해 복용하도록 한다. 단기간의 극단적인 다이어트의 경우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이른바 '요요현상'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식욕억제제를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다만 녹내장으로 인한 시력감소나 눈의 통증, 미각이나 지각이상, 불면증, 저혈압, 자살생각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어 무리하게 용량을 증량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용량에서 갑자기 중단할 경우 발작의 위험이 있어 의사 진료와 함께 투약을 조절해야 한다.

스스로 피하 주사하는 방법도 있다. 주사제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없고, 5년 이상의 투약에도 높은 안전성을 보인다는 장점으로 최근 처방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주사제는 식후의 위장 운동을 감소시키고, 뇌의 포만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감소시킨다. 구역, 구토, 변비나 설사, 담석 발생 등의 위장관 관련 부작용이 대부분이고,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하루 한 번 복부나 허벅지의 피하에 스스로 주사하게 되고 평균 1년 투여에 9% 정도의 체중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장기간 사용이 가능해 2년 이상 치료한 환자에서 20% 이상 체중 감량을 성공한 사례도 있다. 장기간의 투약은 음식 섭취에 대한 습관 교정까지 이룰 수 있어 투약 중단 후에도 요요현상 없이 체중 감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순천향대 부속 구미병원 정지윤 교수(내분비대사 내과)는 "성급하게 체중을 빼고 싶어 단기간의 원푸드 다이어트, 초저열량 다이어트, 극단적인 케톤식이 등의 식이요법을 시도하고, 비싼 다이어트 보조식품에 의존하게 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대체로 단기 효과만 있을 뿐 장기간 유지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고, 부작용의 위험도 있다"면서 "음식 양을 줄여 1년 이상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의 비결이다.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적절하게 다이어트약의 도움을 받는다면 다이어트라는 영원한 숙제를 마치고 건강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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