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의 트렌드 스토리] 언택트 캠핑…해외여행보다 즐거운 '차박'의 발견

  • 이재훈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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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07   |  발행일 2022-01-07 제37면   |  수정 2022-01-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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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는 답답하고 여행은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니즈(needs)를 언택트 캠핑이 모두 충족했다.

연말을 맞아 해외여행은 못 가도 알차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람들이 택한 것이 있다. 바로 '캠핑'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2월 발표한 '2020년 국내 관광 변화'를 보면, 2020년 지역 방문자 수는 2019년 대비 평균 18% 감소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오히려 캠핑장 방문자 수는 증가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로 '캠핑장'을 검색한 건수도 2019년보다 54%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8월17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주요 캠핑용품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해 캠핑용품 수출입액은 3억9천900만달러(약 4천686억2천550만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9년(2억8천500만달러)보다 40% 증가한 것이다.

캠핑용품 수요의 증가는 수출입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까지 캠핑용품 수출입액은 2억9천300만달러다. 이는 2019년 연간 총액을 훨씬 넘어선 금액이다.

'여행은 부담스럽고 호캉스는 답답함'
내비게이션 검색 '캠핑장' 54% 증가
거리두기 여가문화 '오토캠핑' 대세

한국도 '캠핑카 개조' 규제 완화 시행
올해도 끝날 기미 보이지 않는 코로나
공용캠핑장 방역 등 철저히 관리해야


갑자기 캠핑 '붐(boom)'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언택트'에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캠핑장과는 달라진 분위기에 사람들은 매력을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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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들과 텐트를 사이에 두고 친목을 다지고 가족 모두가 모여 바비큐를 굽고 노래를 부르던 모습의 캠핑 사업은 과감히 버린 것이다. 캠핑장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 수와 텐트 사이의 간격 등을 철저하게 계산해 예약제로 바꿨다. 캠핑 사업자는 거리두기 규정을 지켜 원활한 영업이 가능해지고, 방문객은 안전하고 개인적인 공간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캠핑 사업의 이러한 전략은 호캉스는 답답하고 여행은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니즈(needs)를 모두 충족했다.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는 캠핑도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는 캠핑이 있다. 바로 '오토캠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차박'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차박은 자동차의 '차(車)'와 머문다는 뜻의 '박(泊)'을 합친 신조어다.

캠핑카는 1908년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자사의 자동차를 캠핑카로 개조한 것을 시작으로 1913년부터 유행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노동자를 위한 임시 숙소나 장거리 여행객을 위한 숙박 시설로서 기능했지만,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형태가 발전하면서 하나의 문화와 캠핑 장르로서 성장한 것이다.

자동차 산업 강국인 독일은 매년 세계 최대 규모의 캠핑카 전시회인 '카라반 살롱'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 측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시회에 처음 방문한 방문객의 비중이 전체의 42%를 차지했으며, 캠핑카 제조업체의 75%가 2019년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제까지 국내 캠핑카 사업은 여러 규제로 인해 더딘 성장을 보여줬다. 특히 완제품인 캠핑카보다는 일반 차량을 캠핑카로 개조하는 데 있어서 제한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2월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튜닝 활성화를 위해 승용차·화물차·특수차 등 캠핑카 개조에 관한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이는 여가 문화 발달로 캠핑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캠핑카를 대여사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여객자동차 운수 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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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 교수

그러나 캠핑으로 인해 웃는 사람들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거리두기 방역 지침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이용객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독채 펜션을 예약했다가 거리두기 정부 지침이 격상돼 취소하려고 하니 전액 환불을 못 받은 사례와 같이 이용객의 피해는 늘어갔다. 반대로 펜션이나 캠핑장 사업자들도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지침 격상에 골치가 아픈 것은 마찬가지다. 4개 가족이 캠핑장 4개 동을 예약했으나 거리두기 강화 후 환불을 요구해 실제로 환불을 해준 경우도 있으나 환불 카드 대행업체 수수료가 5% 들어 손해 볼 뻔한 사례도 있다. 이는 급변하는 코로나19 감염자 수에 따른 대처와 그에 따른 지침이므로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로 캠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을 때 캠핑 관련 사업자들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 발전해야 할까? 코로나19가 2022년에도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지금, 더욱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여러 캠핑장은 방역패스 도입 후 이용객의 백신 접종 여부에 집중해야 하며, 이용객이 떠난 자리는 철저한 방역과 소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수도·화장실 등의 공용시설 또한 철저하게 관리돼야 할 것이다. 방역과 더불어 '프라이빗' 또한 고려 대상이다.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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