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이 '의대-치대-한의대' 다수 합격, 농촌 벽지학교가 명문 자리매김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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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7 08:01  |  수정 2022-01-17 08:03  |  발행일 2022-01-17 제15면
기숙형 학교 영양여고 성과
강사 채용 수준별 학습 제공
종복원센터 협력 수업 개설도

영양여고
영양여고 학생들이 학습 토론을 하고 있다. <영양여고 제공>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벽지 농촌의 대표지역 영양의 희망으로 자리 잡고 꾸준히 기회를 만드는 강소학교가 있다. 바로 영양여자고등학교다. 학령 인구 감소로 대다수 농촌학교가 존립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영양여고는 지역 출신 인재를 길러내고 타지의 우수 학생들이 꾸준히 문을 두드리는 영양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지 20년이 가까운 현재에도 여전히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개성 넘치는 여학생으로 구성된 9학급 전교생 160명 남짓의 기숙형 명문 사학 영양여고의 색다른 대표적 교육 활동이 돋보인다.

"모든 결실은 인성 교육에서 비롯한다"는 김옥순 교장의 교육철학 아래 본교는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와의 인화와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입생들의 합숙 생활에서 오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1학년 동안 '한울가족'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신입생 8명과 연결된 비담임 교사는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여 심리적 안정 속에서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와 학생들은 가족 공동체 같은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율과 책임의 정신으로 구성원 간 배려와 존중을 익힌다.

교육과정 안에서 주당 2시간 운영되는 차별화된 독서 프로그램은 인성 함양과 학력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학교의 특색사업이다. 필독 도서 100권을 중심으로 학생들은 희망 진로가 비슷한 친구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심화 독서 활동을 통해 전문 지식을 습득하면서 독서토론대회, 독서골든벨 등의 관련 경시대회를 준비하며 소통과 협업 능력을 기른다. 지속적 독서 활동은 전 교과의 평가에까지 반영되어 실질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 교육만으로 이루어낸 학생들의 빼어난 학업 역량은 영양여고의 위상을 전국에 각인시킨 대표적 성과다. 소규모 학교라는 한계로 인한 교사 수 부족과 개인별·수준별 학습의 어려움을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해 전폭적 지원을 받아 극복하고 있다.

국어·영어·수학·논술이라는 대표적 수능 교과에서 외부 전문 강사를 채용해 야간에 학교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형태와 수준에 맞는 수업을 개설,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여 정시모집에서도 매년 의치한 계열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로 수능 고득점 학생을 다수 배출하고 있다.

앞으로 전면적으로 시행될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교육과정의 선도적 운영도 주목할 만하다. 안동·포항고 등 인근 학교에 개설된 공동교육과정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의 인재 양성을 위해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협력하여 생명과학의 전문 박사들을 초빙한 수업을 개설해 의예과를 비롯한 생명공학 계열을 지원하는 우수한 인재들에게 심화된 학습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영양여고는 이처럼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생들이 각자의 꿈을 향해 비상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실 중의 하나로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곳 영양여고 출신 배모(2015년, 39회 졸업)씨가 지난해 말 그 어렵다는 5급 공채(일반행정)시험에 합격하여 모교의 선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자랑이 되고 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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