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나은 한해 보낼게요"...삼성 라이온즈 이승민, 선발 경쟁 뛰어든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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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3 17:52  |  수정 2022-01-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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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승민이 지난해 4월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2021시즌 시작은 참담했다. 오재일을 데려와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1루 수비를 메웠고, 일본에서 활약하던 타자 호세 피렐라를 영입하면서 길었던 암흑기에서 벗어날 기회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개막 4연패'의 치욕을 당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올해는 다르다'고 믿었던 팬들은 연패 숫자가 하나씩 더해질 때마다 '그럼 그렇지'라며 절망했다. 게다가 삼성은 팀의 선발진 다섯 자리 가운데 하나를 채워줘야 할 좌완 선발 투수 최채흥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 개막 4연패의 수렁에 빠진 시점, 2년 차 대체 선발 이승민이 팀을 구했다.

이승민은 지난해 4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만을 허용했다. 실점은 없었고, 탈삼진 2개를 곁들였다. 풀 죽어 있던 삼성 선수단은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후배 투수의 활약을 승리로 장식해냈다.

이날 승리를 시작으로 삼성은 순식간에 5연승을 달리면서 침울했던 초반 분위기를 완벽히 뒤바꿨다. 시즌 전체 144경기 가운데 겨우 한 경기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이승민이 챙긴 소중한 승리는 지난 시즌 삼성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됐다고 봐야 한다.

이승민은 지난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두산전) 당시 전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팀이 개막 4연패 중인데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면서 "그때 (강)민호 선배가 팀의 에이스 투수들도 다 졌는데, 네가 못 던진다고 어느 누가 욕하겠냐면서 부담감과 긴장을 풀어줬다. 다행히 1회를 잘 막고 그 흐름으로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 시즌은 두산전밖에 기억나질 않는다. 다른 경기들은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부족했다. 주위에서 두산전 승리 덕분에 팀이 2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했고, 나 역시 두산전 승리로 시즌을 버틸 수 있었지만, 많이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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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승민이 지난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참여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이승민은 지난해 11경기에 등판해 1승 4패를 기록했다. 시즌 내내 최채흥의 빈자리를 대신했을 뿐 아니라, 어느 선발 투수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가장 먼저 팀의 선택을 받은 '6선발'이었다. 시즌 첫 경기는 큰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10경기에선 5이닝조차 채우지 못하며 부진했다.

그는 "부족한 걸 느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면서 "그래도 보완해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발견했다. 특히 1군에서 던질 때마다 내가 조급해진다는 걸 깨달았다. 템포를 끌어올리다가 호흡이 무너졌고, 한순간에 경기가 넘어갔다. 올핸 스스로 호흡을 다 마치고 충분히 준비되면 투구하려 한다"고 했다.

올해부터 넓어지는 KBO리그 스트라이크 존은 이승민과 같은 기교파 투수에겐 유리한 변화다. 그 역시 이런 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이승민은 "스트라이크 존을 갖고 놀 수 있는 제구력을 갖추면 타자들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두산 유희관 선배처럼 90㎞대 슬로우커브를 지난해부터 연습하고 있다. 직구 각도도 예리하게 다듬고 있다"고 했다.

'3년 차' 이승민은 두산전의 행복한 기억을 곱씹으면서 올 시즌 각오를 다졌다.

그는 "작년보다 시즌 준비가 더 잘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도 바꿨고, 공 던질 때 느낌이나 밸런스도 작년보다 낫다. 올해는 '작년보단 잘하자'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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