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수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살이 왜 찌는 걸까요. 아무리 운동을 해도 뱃살이 줄어들지 않아요."
40대 후반의 여성 A씨는 지속적인 체중증가 스트레스로 병원에 내원했다.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량을 조절하고 뱃살에 좋다는 건강보조제까지 먹어보지만 뱃살은 빠지지 않는다. 자세히 병력 청취해보면 체중증가 외에 월경 불규칙, 안면홍조, 발한, 우울, 불안, 불면 등 갱년기 증상을 호소한다.
갱년기 비만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에스트로겐은 허벅지의 피하지방에 지방을 쌓아놓는 지단백 지방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를 활성화시키고 복부 내장지방에는 지단백 지방분해효소를 억제시킨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이 있으면 지방이 늘어도 복부보다 허벅지에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폐경이 되면 그동안 억제되었던 내장지방은 증가하고 허벅지의 피하지방은 줄어들게 된다.
또 갱년기가 되면 에너지 소모량이 줄어들게 되어 비만을 유발한다. 기초대사량은 20대 초반에 최대가 되고 10년에 2%씩 감소한다. 배란이 일어나면 체온이 증가돼 에너지 소모량이 5~15% 증가되고, 월경하는 시기에 빠져나오는 혈액과 조직을 보충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월경 전 식욕이 증가하는 것은 에너지 소모량 증가를 보충하기 위한 현상이다. 폐경이 되면 이러한 에너지 소모가 감소해 체중증가를 유발한다.
따라서 갱년기 다이어트 방법은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음식을 제한하거나 운동량을 늘리는 것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 20~30대 다이어트는 미용적 측면이 크다면 40~50대 다이어트는 건강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갱년기 다이어트에는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할까.
첫 번째로 갱년기 증상인 우울과 불안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에스트로겐 감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견디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량을 감소시킨다. 폐경이 되면 세로토닌이 감소해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된다. 많은 여성이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유가 이 호르몬의 부족이다.
여성들이 부족한 세로토닌을 보충하기 위해 쌀밥, 빵, 떡, 초콜릿 등 단순당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세로토닌의 양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오히려 낮은 상태로 떨어진다. 세로토닌양이 떨어지면 반대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량이 늘어나 우울에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는 상태가 되어 다시 단순당을 찾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두 번째로 갱년기 증상인 불면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 폐경 후 여성은 젊은 여성보다 수면장애가 흔하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식욕억제 물질인 렙틴(Leptin) 분비가 줄어들고 공복감을 증가시키는 그렐린(Ghrelin) 분비는 증가해 음식 섭취가 늘어난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서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체중증가를 막을 수 있다.
세 번째로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전에는 갱년기 증상 치료를 위해 인위적으로 여성호르몬을 공급하는 '호르몬 대체 요법' 치료를 했다. 하지만 2002년 미국에서 진행된 여성호르몬 치료에 관한 대규모 연구에서 유방암, 뇌졸중, 심장병, 정맥혈전색전증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결과로 인해 한때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현재는 자궁암·유방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지만 이득이 더 많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여성호르몬 함유 식품 섭취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리는 '이소플라본'이 들어있는 검정콩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갱년기에는 체중증가 외에 우울, 불안, 불면 등이 병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갱년기 여성의 다이어트에는 이러한 정신 기능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 및 검사를 통해 체중증가의 원인을 진단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정신 기능에 합당한 치료는 체중을 감량시키고, 나아가 건강한 노후를 준비해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다.
주현수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0대 후반의 여성 A씨는 지속적인 체중증가 스트레스로 병원에 내원했다.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량을 조절하고 뱃살에 좋다는 건강보조제까지 먹어보지만 뱃살은 빠지지 않는다. 자세히 병력 청취해보면 체중증가 외에 월경 불규칙, 안면홍조, 발한, 우울, 불안, 불면 등 갱년기 증상을 호소한다.
갱년기 비만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에스트로겐은 허벅지의 피하지방에 지방을 쌓아놓는 지단백 지방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를 활성화시키고 복부 내장지방에는 지단백 지방분해효소를 억제시킨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이 있으면 지방이 늘어도 복부보다 허벅지에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폐경이 되면 그동안 억제되었던 내장지방은 증가하고 허벅지의 피하지방은 줄어들게 된다.
또 갱년기가 되면 에너지 소모량이 줄어들게 되어 비만을 유발한다. 기초대사량은 20대 초반에 최대가 되고 10년에 2%씩 감소한다. 배란이 일어나면 체온이 증가돼 에너지 소모량이 5~15% 증가되고, 월경하는 시기에 빠져나오는 혈액과 조직을 보충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월경 전 식욕이 증가하는 것은 에너지 소모량 증가를 보충하기 위한 현상이다. 폐경이 되면 이러한 에너지 소모가 감소해 체중증가를 유발한다.
따라서 갱년기 다이어트 방법은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음식을 제한하거나 운동량을 늘리는 것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 20~30대 다이어트는 미용적 측면이 크다면 40~50대 다이어트는 건강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갱년기 다이어트에는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할까.
첫 번째로 갱년기 증상인 우울과 불안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에스트로겐 감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견디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량을 감소시킨다. 폐경이 되면 세로토닌이 감소해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된다. 많은 여성이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유가 이 호르몬의 부족이다.
여성들이 부족한 세로토닌을 보충하기 위해 쌀밥, 빵, 떡, 초콜릿 등 단순당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세로토닌의 양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오히려 낮은 상태로 떨어진다. 세로토닌양이 떨어지면 반대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량이 늘어나 우울에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는 상태가 되어 다시 단순당을 찾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두 번째로 갱년기 증상인 불면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 폐경 후 여성은 젊은 여성보다 수면장애가 흔하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식욕억제 물질인 렙틴(Leptin) 분비가 줄어들고 공복감을 증가시키는 그렐린(Ghrelin) 분비는 증가해 음식 섭취가 늘어난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서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체중증가를 막을 수 있다.
세 번째로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전에는 갱년기 증상 치료를 위해 인위적으로 여성호르몬을 공급하는 '호르몬 대체 요법' 치료를 했다. 하지만 2002년 미국에서 진행된 여성호르몬 치료에 관한 대규모 연구에서 유방암, 뇌졸중, 심장병, 정맥혈전색전증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결과로 인해 한때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현재는 자궁암·유방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지만 이득이 더 많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여성호르몬 함유 식품 섭취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리는 '이소플라본'이 들어있는 검정콩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갱년기에는 체중증가 외에 우울, 불안, 불면 등이 병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갱년기 여성의 다이어트에는 이러한 정신 기능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 및 검사를 통해 체중증가의 원인을 진단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정신 기능에 합당한 치료는 체중을 감량시키고, 나아가 건강한 노후를 준비해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다.
주현수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현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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