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조코비치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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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1   |  발행일 2022-01-21 제23면   |  수정 2022-01-21 07:09

백신 접종 거부로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노바크 조코비치는 세계 최고일 뿐 아니라 테니스 역사에 우뚝 설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호주 오픈에 이어 프랑스 오픈 등 나머지 그랜드슬램 대회 출전도 불투명하게 됐다. 각국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에게 입국을 거부하거나 대회 출전을 금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입국을 막지 않지만, 대회 출전은 역시 어려울 전망이며 미국이나 프랑스는 아예 입국을 강하게 금지하고 있다.

조코비치의 후원 업체들도 흔들리고 있다. 의류기업 라코스테는 연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후원 계약을 끊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다른 후원 업체도 심각하게 이번 사태를 받아들이고 있다. 백신 접종 거부로 스포츠 스타의 후원사가 돌아선 사례는 많다. 심각해지는 코로나 사태에 조코비치가 '백신 거부'의 상징으로 비친다면 그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것이다.

팬들은 조코비치가 4대 그랜드슬램 대회를 한해에 모두 달성하기를 바라고 있다. 호주 오픈 9승, 프랑스 오픈 2승, 윔블던 6승, US 오픈 3승 등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이뤘지만 같은 해에 4개 대회를 석권하지는 못했다. 호주 오픈 불발로 고국 세르비아로 돌아간 조코비치는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들은 "조코비치가 빠진 호주오픈은 가치를 잃었다"라고 헐뜯었지만, 그의 앞날을 밝게 만들지는 못하는 외침이다.

정이 많고 특권층에 약한 우리나라 정서상 이러한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려 조코비치가 참석하려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더라도 대회의 권위나 유명선수의 참가 가치를 높이 사 입국을 받아들이고 대회 참가를 허용했을지도 모른다. 백신 접종이 개인의 자유라고 주장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전체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자유는 다소 제한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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