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우려가 교차" 대구 국채보상공원 선별진료소 '일상이 된 검사'

  •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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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0 17:13  |  수정 2022-01-21 07:35  |  발행일 2022-01-21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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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전 접수 서류를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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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 한겨울 추위에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임시선별진료소. 오전부터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대구의 신규 확진자는 364명이었다. 코로나19 '대구 대유행' 시기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다이다.


임시선별진료소가 문을 열기 10분 전인 오전 9시 50분쯤. 천막 앞에 벌써 50명이 넘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한 손엔 접수 서류를 들고 추위로 빨개진 손을 '호호' 불어가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모두 일상이 된 코로나 검사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부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한다는 조모(61·대구 중구)씨는 "우리 식당에 확진자가 나온 적은 없지만, 요즘 다시 코로나 확산세가 높아지는 것 같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내와 검사를 받으러 왔다"라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확산세가 멈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이라는 이모(22·대구 북구)씨는 "내일 부대에 복귀해야 해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 지난 2주간 나와 있었는데, 오늘 확진자가 많이 나와 놀랐다"면서 "복귀할 때마다 검사를 받는데, 많이 불편하지만 이제 적응됐다. 다만 확산세가 심해지면 휴가가 막힐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방역패스로 제한된 식당·카페를 이용하기 위해 검사를 받으러 온 미접종자들도 있었다.
백모(49·대구 북구)씨는 "평소 지병이 있는 탓에 부작용이 우려돼 아직 백신을 안 맞았다. 외부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주 한 두번씩 검사를 받고 있다"면서 "굉장히 번거롭고 고통스럽긴 하지만, 주변에 백신 이상반응 의심증세로 응급실에 실려가거나 죽은 사람도 있어 (백신을 맞지 않고) 버티고 있다"라며 한숨 쉬었다.


일부 시민은 전파력은 강하나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도 나타냈다.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대구지역 신규 확진자 수(364명) 가운데 17%(62명)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다.


김모(여·48)씨는 "오미크론은 전염성은 강해도 심하게 아플 확률이 낮아서 감기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들린다"라며 "독감 검사를 매번 안 하는 것처럼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검사도 그만 하고, 먹는 치료제로 치료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단 지켜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오미크론 우세종화가 가져올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김모(26·대구 북구)씨는 "친구들이 백신 접종을 거의 완료했다. 그런데도 돌파 감염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가 학교에 못 나온 친구들이 있다"라며 "매번 '이것만 하면 괜찮아진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별로 믿음이 없다. 기대하지 않고 지켜보려 한다"고 했다.
글·사진=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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