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 후보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대구 중남구 보선 전략공천 추천...윤, 완곡히 거절한 듯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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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0   |  발행일 2022-01-21 제4면   |  수정 2022-01-21 09:17
홍중표1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3월 9일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8일 윤석열 후보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2시간30분 가량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서울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 전 청장을 전략 공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당내 분위기는 좋지 않아 자칫 공천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홍 의원의 선대본부 상임고문 합류도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최 전 원장은 지난해 10월 8일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홍 의원 지지 선언을 했다. 경선 때 홍 의원의 대구 선대 위원장을 맡았던 이 전 구청장은 더 깊은 인연이 있다. 지난 2020년 4·15 총선 당시 대구 수성을에서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와 초접전 승부를 벌이던 상황 속에 이 전 청장이 홍 후보 캠프에 합류, 승리를 주도했다. 당시 홍 후보도 해단식에서 "이 전 청장이 아니었다면 수성을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었다"며 무한 감사와 지지를 보냈다. 이 전 청장은 지난 14일 대구 중·남구 보선 출마 선언을 했다.

홍 의원은 전날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청년의 꿈'에 글을 올려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첫째는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최 전 원장과 이 전 구청장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은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에 해당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좋지 않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19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공천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 훌륭한 분들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추천한다고 무조건 공천이 되는 것은 아니고 합리적 의견 수렴과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서 공천한다는 원칙을 세워놨다"고 했다. 사실상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요구를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특정 인사를 전략 공천한다면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되질 못 한다"며 "윤 후보 입장에서도 전략공천 요구는 현실적으로 받아 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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