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학의 시와 함께] 김소연 / 위로

  • 송재학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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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7   |  발행일 2022-03-07 제25면   |  수정 2022-03-07 07:17

나무는
별을 보며 이미지를 배운다

별이
유독 뾰족해지는 밤

나무들은 남몰래
가지 끝을 조금 더 뾰족하게 수선한다

나무들 정수리는
모두 다 별 모양이다

이동력이 없는 것들의 모양새는
그렇게 운명 지어진다

별이
별과 함께 별자리를 만든 건

고독했던 인류들이
불안했던 인류에게 남긴
위로의 한 말씀

나무의 가지와 잎새들이 별을 쳐다본다는 생각은 즐거운 일이다. 사람을 대신하여 가지와 잎새들이 별을 쳐다보는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별을 보며 수선 능력을 키우면서 나뭇가지와 잎새들은 별을 닮아간다. 별은 나무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나무를 닮아간다. 별의 위치에서 우리를 포함해서 나무들도 별인 것이다. 누군가를 닮아간다는 것이 위로라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별을 보며 별자리를 발명했다. 별자리는 그러니까 우리가 우리에게 남긴 '위로의 한 말씀'이다. 위안이 되는 건 누군가에게 우리도 별자리이며 위로의 한 말씀이라는 것!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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