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서의 예술공유] 팬데믹과 예술 후원

  • 박창서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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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2   |  발행일 2022-03-02 제26면   |  수정 2022-03-0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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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서 (전시기획자)

예술 후원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유럽의 메디치 가문일 것이다. 메디치 가문은 13세기 말에서 17세기 초까지 주로 활동한 이탈리아 피렌체의 가문이며 르네상스를 통한 문예부흥을 꽃피울 수 있게 재정적 후원을 한 가문이다.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예술가와 갈릴레오 갈릴레이, 마키아벨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창작활동을 후원해 근대 유럽 정신문명의 근간을 마련했다. 바로 이 르네상스가 태동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흑사병이다. 1347년부터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절반 정도가 사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주 접하게 된 용어도 흑사병으로 인해 40일간 격리 조치를 취한 것에서 유래한다. 흑사병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 감소는 유럽이 신본 중심과 농노를 기반으로 한 봉건 제도에서 벗어나 인본과 이성 중심의 세계로 이행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특히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통해 위대한 예술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 후원은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물적·인적 요소를 제공하거나 그 외 다양한 도움을 주는 일체의 행위다. 문화예술 후원을 행하는 개인이나 법인 혹은 단체를 문화예술후원자라고 한다. 예술 후원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메세나(Mecenat)와 패트런이 있다. 메세나는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개인이나 기업 등의 활동을 의미하며, 패트런은 경제적·사회적으로 예술가를 보호한 예술 애호가를 뜻하며 예술가들을 정신적·물리적으로 지원해주는 사람을 가리킨다. 앞서 언급한 메디치 가문이나 록펠러 가문, 찰스 사치 등과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선생 등이 해당된다.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후원이 증가하고 있다. 개인의 수익 창출보다는 사회적 이익과 환원의 의미로 자본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거대 자본이 아닌 잠재적인 소비자에게 직접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인 크라우드 펀딩은 문화예술 영역에 적합한 자금 확보 방식 중 하나로 문화 연대라는 측면이 강조된다. 프랑스의 크라우드 펀딩 그룹인 코메옹(Commeon)은 파리의 유명한 성당인 생제르망 데 프레의 천장 복원 사업에 대한 기금 마련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이용해 모금을 진행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도 2011년부터 문화예술분야의 창작활동 실현을 위한 새로운 지원방식으로 ARKO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매칭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문화예술계가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흑사병으로 인한 아픔을 딛고 르네상스가 태동했듯이 팬데믹 시기를 함께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후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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