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한반도 평화 만들기와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 김정수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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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9   |  발행일 2022-03-09 제27면   |  수정 2022-03-0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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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대구대 교수

2022년 3월9일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날이다. 다음날이면 당선인이 발표되고 곧바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꾸려질 것이다.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만들기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직책이다.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철학, 수단, 담론 등에서 큰 차이를 보여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통일정책의 방향을 설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첫째, 북한을 화해협력의 대상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통일부의 평화통일교육 교재에는 북한을 통일의 상대임과 동시에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적으로 간주한다면 상대를 무너뜨리는 게 최선일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원점타격'해 붕괴시키면 북핵문제는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주장이 실현 가능할까? 클린턴 정부도 북핵문제를 '외과방식'에 의한 물리적 해결을 검토한 바 있으나 한미의 인적·물적 피해가 너무나 클 것으로 예상돼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었다. 가능하지 않은 정책 수단은 정부 정책에서 배제돼야 한다. 그럼으로써 새 정부의 대북 협상력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뿐더러 국내 통일의지 결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평화 정착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와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희망한다. 평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갈퉁(Johan Galtung)은 평화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평화 유지(peace-keeping), 평화 조성(peace making), 평화 구축(peace building)의 '삼겹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화 유지는 힘으로 지키는 활동이고, 평화 조성은 갈등하는 당사자들이 서로 싸우지 않겠다는 외교적 활동이며, 평화 구축은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로 전환하기 위한 포괄적인 사회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남북관계는 평화 조성 단계까지 시도해 보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는 평화 구축을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 등 법제도 개선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셋째, 평화통일교육에 관한 확실한 가치부여와 예산의 대폭 인상을 바란다. 평화통일교육은 정부에 따라 명칭이 달라져 왔다. 군사정부까지는 반공교육과 승공·멸공교육으로, 2000년대 이후 통일교육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통일안보교육으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평화·통일교육으로 각각 바뀌었다. 새 정부는 평화통일교육의 지향성을 바꾸지 않기를 희망한다.

또 하나는 평화통일교육 예산을 대폭 증액할 필요가 있다. 국립통일교육원과 지방자치단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의 평화통일교육 예산을 모두 합해도 대구경북의 경우 1인당으로 환산하면 300원을 넘지 않는다. 최소한 30배는 인상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도민들이 1년에 한 번씩은 평화통일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평화통일교육은 평화통일을 위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남한은 세계 6위의 군사력과 10위의 경제력을 가진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진국에 걸맞은 북한에 대한 인식 전환, 평화구축 노력, 평화통일교육 투자 확대 등을 과감하게 추진해 평화문화를 확산해 나가야 한다. 평화문화는 통일의 디딤돌이다. 평화문화 정착에 새 대통령의 역할이 가장 크다. 그런 대통령을 기대한다.
김정수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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