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릴레이 .38] 김기현 영남대 미학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코페미니즘

  • 김기현 영남대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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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25   |  발행일 2022-03-25 제14면   |  수정 2022-03-25 21:04

김기현_사진

대한민국을 이끌 제20대 대통령이 선출됐다. 차기 정권은 이 정쟁의 후유증을 어떻게 통합해 나갈까.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어떤 통합을 요구해야 할까.

'에코페미니즘'은 여성운동 출신의 사회과학자인 마리아 미스와 환경운동 출신의 이론물리학자인 반다나 시바가 함께 저술한 책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지구상의 생명체 보호와 생존 및 다양성을 위협하는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두 저자는 그 근본 원인을 '자본주의 가부장제 세계체제'라는 개념으로 요약한다. 이 개념의 바탕에는 '차이란 위계적이고, 획일성이 평등의 선결 조건'이라는 시각이 내재해 있다. 그러한 시각으로 유지되어 온 이 '체제'는 여성 및 이민족을 식민화해왔을 뿐만 아니라, 식민화 과정에서 소위 '근대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을 자행했다.

두 저자는 이러한 세계 체제가 인간과 자연, 남녀를 떠나 결국 지구상의 모든 생명에 대한 총체적인 위협을 낳는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모두를 위한 새로운 삶의 비전을 '자급적 관점'이라는 용어로 제시한다. 착취와 지배에 토대하지 않는 자급적 관점에 기초한 사회만이 자연과 국가와 세대와 남녀 간의 평화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대선만큼 기후 위기와 젠더 문제가 가시화된 적이 있었을까 싶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동산 문제, 민생문제 등 경제 문제로 표심이 갈렸다. 앞으로의 정권은 다시 성장과 개발을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통합을 말하면서, 또 다른 착취와 지배를 긍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30년 전 쓰인 이 책이 분열된 대한민국에 적절한 해법이 되기를 감히 희망해 본다.

☞김기현씨는 '북 릴레이' 다음 편에 시민학습커뮤니티 운영자 최미나씨를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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