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내고 '朴 사저 입주현장' 달려간 현직 단체장에 지역민 '설왕설래'

  • 노진실,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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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24 18:01  |  수정 2022-03-25 07:25  |  발행일 2022-03-25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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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김관용 전 경북지사,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왼쪽부터)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 입주 현장에 대구경북 기관단체장이 우르르 찾아간 것을 두고 지역민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나온다.

24일 박 전 대통령이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사저에 입주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입주 현장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김문오 달성군수 등 대구경북 기관단체장들도 찾았다.

영남일보 확인 결과, 권 시장·이 도지사 등은 선출직 공직자 신분인 만큼 이날 연가를 내고 사저를 찾았다. 현장에는 일부 지방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기관단체장들이 박 전 대통령 마중을 나간 것 두고 지역민은 엇갈린 시선을 보냈다.

대구의 한 60대 시민은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박 전 대통령에게 건강 하시라고 오늘 난을 보내지 않았느냐"라며 "대구가 고향인 전직 대통령이 여러 곡절 끝에 귀향을 하는데, 대구경북 단체장들이 나와라도 보는 게 최소한의 예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60대 시민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과 수감된 뒤 대구경북 정치권에서 '박근혜 지우기'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대구경북 단체장들이 미안해서라도 당연히 사저 입주 현장에 잠깐 나와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51·대구 수성구)씨는 "대구경북에서 오미크론 유행이 이어지고 있고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는 엄중한 시국에, 공직자들이 한꺼번에 연가까지 내면서 가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 환영의 뜻을 전하고 싶으면, 업무 외 시간에 만남을 타진해도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시민 조모(37)씨는 "아무래도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이다 보니, 현직 기관단체장들이 박 전 대통령 사저 입주 행사에 찾아간 것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았다"라며 "대선을 앞두고 일부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환영행사를 연 것만큼 별로였다"고 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꽃다발' 전달 계획을 세웠으나 불발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권 시장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입주 환영행사에 방문해 박 전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권 시장은 평소 '꽃다발'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왔다. 그러나 이 계획은 무산됐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주소지가 대구이고 유권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혹시 모를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 수도 있어 꽃다발 전달 계획은 철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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