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정말 푸틴의 오판일까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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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04   |  발행일 2022-04-04 제25면   |  수정 2022-04-0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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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뉴욕타임스의 브렛 스티븐스의 글이다. 현재 우크라전쟁을 보면서 푸틴이 오판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점에서 오판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어를 쓰는 사람들이 그의 군대를 열렬히 환영할 것이다, 젤렌스키 정부는 쉽게 와해될 것이다, NATO는 분열될 것이다, 러시아 경제가 서방의 제제를 충분히 이겨낼 것이다, 중국이 도와 줄 것이다, 현대화된 러시아군에게 우크라군은 식전 해장거리일 것이다. 푸틴의 예상은 줄줄이 빗나갔다. 오히려 NATO는 더 단결하였고, 러시아 경제는 허물어졌고, 중국은 말을 바꾸었고, 그의 군대는 지리멸렬했고, 푸틴은 '미친 바보'라는 오명을 썼다.

그런데 정말 미친 바보일까? 전쟁에서는 반대상황도 생각해야 한다. 1990년대 체첸 전쟁을 상기해 보자. 초전에는 용맹한 체첸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붙였지만 러시아는 결국 포와 공군력으로 그로즈니를 초토화하지 않았나. 같은 각본이다. 체첸국민들은 다음 단계를 잘 안다. 일단 지상을 정복하면 어떤 반발과 반항도 체포와 구금으로 짓밟는다. 만약 우크라를 다 먹지 못하면 유럽의 두 번째로 많은 천연가스 매장량을 가진 동부지역을 노릴 것이다. 그 지역과 크림반도를 연결시키고 또 엄청난 셰일가스가 묻혀있는 돈바스 지역, 나아가 우크라의 바다를 손에 넣는다면 사람들은 푸틴을 '영악한 여우'라 부를 것이다. 그는 러시아어를 쓰는 사람들을 통합하기보다는 에너지를 뺏는 실익을 챙길 것이다. 무능한 러시아군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민간인을 대량 학살하여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결국 문제의 영토를 받아내고 우크라를 중립국으로 만들 것이다. 서방은 정신 이상자의 핵무기 사용에만 겁을 먹고 있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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