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대구 남구 앞산 노후된 보행 매트로 등산객들 '불편'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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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07 17:09  |  수정 2022-04-07 17:12  |  발행일 2022-04-08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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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강당골 인근 앞산자락길에 있던 일부 야자수매트가 손상돼 있다. <독자 제공>

매주 대구 남구 앞산 자락길을 등산하는 A씨는 등산로에 깔린 야자수 매트를 보고 깜짝 놀랐다.등산객들의 산행을 보다 편리하게 도와야 할 야자수 매트가 노후돼 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산객들이 산을 오가며 야자수 매트를 자주 밟자, 합성섬유로 보이는 초록색 실 등이 지면에 그대로 드러나 등산에 방해되기도 했다. A씨는 "앞산 등산을 다니면 간혹 이렇게 노후화인지 불량인지 모를 매트들을 접한다. 야자수 매트가 노후화 되면 기능을 잃고 미관을 해치는 만큼, 새로운 야자수 매트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대구시 남구 앞산에 설치된 야자수 매트가 노후화·불량 등으로 손상되면서 등산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7일 오전 8시30분쯤 앞산 강당골 앞산 자락길 초입. 과거 야자수 매트가 설치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흰색, 분홍색 등 합성섬유가 땅에 얼키설키 섞여 있었다. 앞산 강당골 이팝나무길 산책로에 설치된 야자수 매트 역시 많은 시민이 이용한 것을 드러내듯 초록색 합성 섬유가 여기저기 튀어 나와 있었다.

야자수 매트는 야자, 황마 등 자연에서 나온 섬유질을 이용해 만든 천연 매트다. 재질이 미끄럽지 않고 보행자들의 걷는 충격을 완화 시켜 넘어짐에 의한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또 등산객에게 길 안내 역할로 심리적 안정감을 주면서 각종 안전사고 및 조난 등을 예방한다.

등산객들은 등산 시 매트의 주기적인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매일 앞산 등산로를 다닌다는 최모(70·대구 남구)씨는 "많은 사람이 오가다 보니 야자수 매트가 노후화 되고 합성 섬유도 눈에 띈다. 야자수 매트의 기능을 상실하고 미관을 해치는 것 같아 보기 안 좋다"며 "나이가 들어 보행 매트를 따라가야 비교적 걷기가 편하다. 앞산은 많은 등산객이 방문하는 만큼 노후화된 매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천연 섬유로 만드는 야자수 매트에 합성 섬유가 들어가 있는 경우 미세 플라스틱, 생태계 교란 등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종원 서식처생태학과식물사회학연구소 에코플래너 박사는 "야자수 매트가 100% 자연산 식물재료라면 환경친화적이겠지만, 이 외에 화학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 나일론 실 등이 포함된다면 미세 플라스틱이 생태계에 노출돼 모든 생물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또 매트의 주재료인 야자수는 열대, 아열대 지방에서 들어온다. 대부분의 섬유가 소독을 거쳐서 국내에 들어오지만 일부 재료들은 우리나라 생태 환경에 나쁜 씨앗, 알, 애벌레 등이 들어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구시 앞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합성섬유가 보이는 일부 매트는 과거에 설치됐던 것으로, 최근에는 100% 천연 섬유를 설치하고 있다"며 "보통 앞산에 설치된 야자수 매트는 6개월에 한 번씩 진행하는 정비나 등산객들의 요구로 관리한다. 앞산을 방문하는 등산객들이 야자수 매트에 대한 수요를 인지해 환경을 개선 하겠다"고 밝혔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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