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선택과목별 쏠림현상 심화…영어는 문장위치파악문제 여전히 어려워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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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8 07:40  |  수정 2022-04-18 07:41  |  발행일 2022-04-18 제12면
3월 학평 채점결과·4월 학평 출제경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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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청구고 3학년 학생들이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보고 있다.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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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모의평가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 채점 결과, 선택과목별 쏠림 현상이 지난해 3월 학평보다 더 심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분위기 탓에 '지금이라도 선택과목을 바꾸는 것이 나을까' 고민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 선택과목을 바꾸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 이번 학평의 경우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로 인해 응시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만큼 자신의 전국 단위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자료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언어와 매체·미적분 응시자 늘어

이번 3월 학평 채점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별 인원 비율 변화다.

지난해 수학능력시험에서는 인문계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가 자연계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에서 3점이 낮아 문·이과 통합 수능의 유·불리 문제가 불거졌다. 이러한 영향 등으로 이번 채점결과를 보면, 국어 선택과목 중 '언어와 매체',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의 응시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학평에서 국어 영역 응시자 중 화법과 작문 응시자가 65.3%, 언어와 매체 응시자가 34.7%를 차지했고, 수학 영역 응시자 중에서는 확률과 통계 응시자가 56.8%, 미적분과 기하 응시자는 각각 39.1%와 4.1%를 차지했다.


언어와 매체·미적분 응시비율 증가
졸업생 참여 6월 모평땐 더 늘어날듯
전문가들 "선택과목 변경하진 말아야"
학습량 차이 크기 때문에 비효율적


상대적으로 높은 최고점과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언어와 매체, 미적분으로 쏠리는 현상이 점차 커져 지난해 3월 학평 응시자 대비 올해 언어와 매체 응시자는 8.3%포인트, 미적분 응시자는 5.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언어와 매체 응시자는 2022학년도 수능과 비교해서도 4.7%포인트나 늘었다.

작년 수능에서 미적분 응시자는 3월 학평보다 6.1%포인트 증가, 올해 수능에서도 인문계열 수험생 중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고려해 미적분으로 선택과목을 변경하는 수험생에다 미적분 선택 비율이 높은 재수생과 반수생이 늘면서 미적분 응시자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반면 수학 영역에서 기하 선택과목 응시자가 10%에 미치지 못해 미적분 응시자에 비해 불리한 결과를 받으면서 전년도 3월 학평보다 1.7%포인트 감소한 4.1%만 선택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인문계 모집단위에 자연계 수험생들이 대거 지원, 인문계 수험생들이 피해를 봤다는 평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평가 등으로 수험생들이 선제적으로 미적분을 선택한 것으로 입시 전문기관들은 분석했다. 또 지난 겨울방학부터 일부 고득점자를 중심으로 인문계 수험생이 '확률과 통계' 대신에 '미적분'을 준비하는 사례가 늘었고, 졸업생까지 참여하는 6월 모의 평가에서는 그 비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이유로 지금에 와서 수학영역 선택과목을 바꾸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의 입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확률과 통계'와 '미적분'의 학습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금에 와서 수학영역 선택과목을 바꾸는 것보다 수험생들은 현재 선택한 과목을 철저하게 학습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국어는 조금다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수학보다 국어영역에서 과목 이동이 많은 것은 아무래도 과목의 특성상 과목의 이동이 국어가 수학에 비해 쉽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번 3월 학평의 경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예상인원보다 24만명가량이 준 71만명 정도만 응시한 만큼 전국 순위보다는 공통·선택과목 취약점을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4월 학평, 이전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워

지난 13일 치러진 4월 학평의 경우 국어와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고, 수학 영역은 고난도 문항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유웨이에 따르면,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특이한 문항이 없었지만, 독서보다는 문학을 푸는 데 상대적으로 시간 소요가 많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학은 수험생에게 익숙한 작품보다는 낯선 문학 작품 중심으로 출제됐기 때문이다. 선택 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는 평이하게 출제됐다. 사회·경제 지문 '재무관리의 이해(송교직)'의 기업의 고정비용 사례 적용 문제는 난도가 있었고, 고전 시가의 가사 '희설(홍계영)', 연시조 '수월정청홍가(강복중)'에서 외적 준거를 바탕으로 두 작품을 감상하는 문제는 변별력이 확실했다고 유웨이는 분석했다. 수학영역의 난이도는 3월 학평과 비슷하게 출제됐고,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최고난도 문항의 난도는 다소 낮게, 고난도 문항의 난도는 유사하게 출제됐다. 하지만 고난도 문항의 개수가 많아 중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다소 높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지난 3월 학평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됐다. 이 덕분에 평소에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한 학생들이라면 체감 난도는 높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등급의 비율이 3월 학평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 유형이나 배점, 문항 배열 순서는 지난해 수능과 큰 차이가 없었고,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없었다. 특히 고난도 문제를 제외하고는 문법과 어휘 문제 등이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 다만 최근에 '문장의 적절한 위치를 파악하는 문제'가 어렵게 출제되고 있는 경향이 이번 시험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 도움말=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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