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대통령의 사람 쓰기…'시스템 vs 비선 실세' 대통령의 인사 실체를 파헤치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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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9   |  발행일 2022-04-29 제14면   |  수정 2022-04-29 07:55
인사시스템 작동 원리·논공행상 등
최장기 靑 출입기자의 생생한 취재기
역대 대통령들 '용인술'도 비교 분석
현대사를 바꾼 인사 10選 흥미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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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지음 /SAY KOREA/304쪽/2만원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항상 임기 초반에 인사파동을 겪었다. 인사추천과 검증 시스템이 미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각(組閣)과 대통령비서실 진용을 짜는데다, 정권 출범 때 논공행상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인수위 단계에서 내각 인사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국무총리와 일부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조차 파행이 예고돼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인사권을 직간접으로 행사하는 자리는 수천 개에 이르는 만큼 새 정부의 인적 진용을 갖추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대통령의 사람 쓰기'는 역대 대통령의 용인술과 비서실 인사 시스템을 비교 분석한 책이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는 시점에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영남일보 서울본부장으로 있는 저자는 청와대와 국회를 장기간 출입한 현직 기자다. 저자는 책을 통해 통치권자의 인사권 행사를 좌우하는 실체를 파헤친다. 개별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관한 책이 출간된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통시적으로 대통령 인사의 범위와 작동 원리, 사례까지 망라하여 분석한 경우는 국내에서 첫 번째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대통령 인사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박정희~문재인에 이르는 역대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어떠했는지 △비선 실세들의 인사 개입 실태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저자가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기업과 다르게 인사 대상 개인의 능력과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반의 다양한 요구에 발맞추려면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는 "정치공학적 종합예술"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또한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이 엄존함에도 매번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또는 주요 직위들의 개각이 발표될 때마다 검증 과정에서는 시끄러운 잡음이 발생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저자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정권 실세들의 정실 인사, 정무적 판단에 따른 인사 정치,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논공행상, 장관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비선 실세 등 비(非) 시스템적 인사가 정상적인 시스템 구동에 오작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윤석열 정부가 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약하며 기존 대통령 인사 시스템에 변화를 예고한 것과 관련, 이 실험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그 결과 어떤 유형의 인물들이 새 정부의 주역이 될 것인가에 대한 전망도 제시했다. 윤석열 정부가 과거 정권에서 인사검증을 담당했던 민정수석실을 폐지한 만큼 어떤 시스템을 도입해야 될지 방향을 제시하고, 첫 검사 출신 대통령인 윤 당선인의 '용인술'도 분석했다.

이외에도 역사적 기록을 남기기 위해 한국 현대사를 바꾼 대통령의 인사 하이라이트 10장면도 선정했다.

윤 당선인 특별고문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추천사에서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 분석이 풍부한 정보를 주고, 실세들의 인사 개입 비사는 한국 현대사의 흐름과 연결되며 흥미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김중권 김대중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도 "대통령의 성공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사'"라며 "'대통령의 사람 쓰기'는 고위공직자 인사가 국가의 명운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한다. 윤석열 정부도 이 책의 내용을 참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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