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독서 후 활동지도 어떻게 하나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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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2 07:44  |  수정 2022-05-05 09:32  |  발행일 2022-05-02 제13면
"읽은 책 주제를 정한 후 대화하듯이 토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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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만큼 책을 읽고 난 이후 활동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와 같은 책을 읽은 뒤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영남일보 DB>

"책은 많이 읽는데 제대로 읽었는지를 모르겠어요."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책읽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책보다 스마트폰을 더 오래 들고 있다. 이런 탓에 부모들은 다양한 당근책을 동원해 아이들이 책을 잡도록 만들지만,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등의 불안감이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 이런 우리 아이들의 독서지도와 독서 후 독후 활동 지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딱딱한 토론은 거부감만 생겨
이야기 내용·장면을 선택한 후
자연스럽게 대화 유도해야

인어공주가 왕자님 살리기위해
물거품되는 것 찬성이니? 반대니?
찬반입장 만들어 자유롭게 토론
꾸준히 실천하다보면 흥미 느껴


Q: 독서 후 저학년 독후 활동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저학년의 경우는 부모가 함께 책을 읽은 후 자연스러운 독후활동을 이끌면 좋습니다. 흥미 위주의 독후활동을 하면 좋은데 그중 하나가 교육연극을 통한 독후 활동입니다. 교육연극을 통한 독후 활동은 '비언어적 활동을 통한 교육 활동'과 '언어활동을 통한 독후 활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비언어적 활동은 책의 한 장면을 들어서 팬터마임하기(대사 없이 몸짓과 표정만으로 극의 내용을 표현해 보기), 공간 만들기(몸짓만을 사용해 가상적인 방이나 공간을 창조하기), 멈추는 팬터마임(상대방의 몸짓을 보고 무엇을 표현하는지 맞춰보기), 얼음조각 만들기(주어진 장면을 몸으로 표현하고 적당한 위치에서 얼음 되기), 거울놀이(두 아이가 마주 보고 한 아이가 거울을 바라보는 것처럼 따라 하기), 그리기(자신이 선택한 장면의 등장인물에 대한 이미지 그리기), 만들기(특정한 순간의 인물에 대한 이미지 만들기), 악기를 사용한 방법(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즉흥적으로 배경 음악 만들어 보기) 등입니다.

언어활동을 통한 독후 활동은 '먼저 대화하기'가 있습니다. 대화하기는 가족이 모두 같은 책을 읽은 후에 등장인물에 어울리는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면서 주어진 화제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입니다. 둘째는 '토론하기'입니다. 이야기의 내용이나 장면을 선택해 그것에 대해 서로 찬반 의견을 나눠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인어공주를 읽었다면 인어공주가 왕자님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물거품이 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두 입장을 만들어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 보는 것입니다. 셋째는 '상상놀이'입니다. 이야기에 관련된 소품이나 물건을 보여주고 그 물건의 주인, 새로운 사용 방법, 등장인물이 되어 사용하는 모습 표현하기 등을 할 수 있습니다.

Q: 고학년이 될수록 독서와 독후 활동 지도가 어렵습니다.

A: 고학년이 되면 학교수업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학교생활을 마치고 학원까지 갔다 오면 더욱 책 읽을 시간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말을 이용하거나 방학시간을 통해 깊이 있는 책읽기를 지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부모님이 아이의 책읽기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한다면 아이는 고급사고력을 지닌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할 것입니다.

우선 고학년은 책 선정이 중요합니다. 물론 아이가 고르는 책,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위주로 읽어야겠지만, 자연스럽게 한 번 씩은 부모님이 권하고 싶은 책을 끼워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생각하기에 아이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책을 권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주말에 함께 서점가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아이의 책읽기에 관심을 가지면 좋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는 아이와 함께 책에 관한 토론을 하면 좋습니다. 토론은 '지적스포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도 토론을 하다 보면 굉장히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Q: 간단한 토론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먼저 신호등 토론이 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딱딱하게 토론을 하자고 하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간단하게 찬반토론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신호등 토론은 아이가 토론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간단한 토론입니다. 신호등의 색깔인 빨강, 초록, 노랑의 카드를 준비합니다. 논제를 아이와 함께 정한 뒤에 찬성을 하면 초록색을, 반대하면 빨간색을, 잘 모르겠으면 노란색을 들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게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찬성을 하는 이유, 반대를 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말해 보게 합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찬성을 한다면 반대를 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가 봅니다. 논제를 정하는 것도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는 PMI(Plus Minus Interesting) 토론이 있습니다. PMI 기법은 '어떤 문제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재미있는 점을 생각해보고 바람직한 문제 해결 방법 또는 대안 책을 찾는 것'입니다.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논제를 적습니다. 그 논제에 대해 좋은 점, 부정적인 점, 흥미로운 점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학습지에 적어봅니다. 부모님과 함께 학습지를 적으므로 부담도 없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적어나가면 좋은 생각들을 정리해 보는 기회가 됩니다.

셋째는 이야기 식 토론이 있습니다. 먼저 부모님과 아이가 책을 읽은 줄거리를 함께 이야기해 봅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의논합니다. 주제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면 '자전거도둑-수남이가 자전거를 가지고 간 행위는 도둑질인가' '장발장-장발장을 감싸준 대주교의 행동은 옳은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사람에게 모든 것을 준 나무의 행동은 옳은가' 이렇게 논제를 정해두고 이 논제에 대해 대화를 하듯이 토론을 하는 방법입니다.

책을 읽는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매체의 홍수 시대에 고리타분한 책을 들고 있는 일은 더욱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언어로 사고하고, 언어로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그런 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책읽기의 재미를 알려주는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성이 대구남도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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