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희섭 대구시 수성구의원 "딸 등교시키다 10년간 '동네 교통아저씨' 됐어요"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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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9 08:15  |  수정 2022-05-09 08:23  |  발행일 2022-05-09 제24면
중앙초등서 등교 교통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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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중앙초등 교문 앞에 걸린 '우리 동네 교통아저씨 감사합니다' 현수막.

'우리 동네 교통아저씨 감사합니다(2012년 5월15일~현재)'. 최근 대구 중앙초등 가족 일동 이름으로 대구 수성구 만촌동 소재 중앙초등 교문 앞에 현수막이 걸렸다.

'우리 동네 교통아저씨'는 김희섭 대구시 수성구의원(더불어민주당·범어2·3동, 만촌1동)을 지칭하는 말이다.

김 구의원은 만 10년 동안 중앙초 등 정문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봉사를 해오고 있다. 평일 오전 8시부터 40분간. 의정활동과 병행하기란 쉽지 않지만, 하루라도 덜 빠지기 위해 일정 조정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가 처음 교통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늦둥이 딸 덕분이다. 김 구의원의 딸이 2009년 중앙초등에 입학했는데 딸과 손을 잡고 3년간 함께 등교하면서 중앙초 정문 앞과 아파트 단지 사이의 교통이 혼잡해 항상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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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앙초등 앞에서 교통봉사를 하고 있는 김희섭 대구 수성구의원.

이후 2012년 딸이 4학년이 되던 해의 스승의날(5월15일), 선생님께 드릴 뜻깊은 선물을 고민하다가 교통봉사를 결심하게 됐다. 지역사회가 보다 더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다.

딸은 이미 훌쩍 커버려 졸업한 지 오래지만, 김 의원의 교통봉사는 현재진행형이다. 2012년 5월15일, 한 번 시작하면 적어도 10년은 해야 한다는 결심으로 시작한 봉사가 지난 14일 만 10년을 맞았다.

중앙초등 학생들은 등굣길 매일 마주치는 김 의원에게 친근감을 드러내곤 한다. "교통아저씨 안녕하세요" 등의 인사를 하는가 하면 사탕봉지를 수줍게 주기도 한다.

최근엔 횡단보도 건너기 전 넘어져 피가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 손수건으로 만져줬는데, 다음 날 아이의 엄마가 새 손수건을 건네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건강상 문제로 봉사를 한두 달 쉰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저희를 안전하게 등교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등의 편지 수백 장을 보내줬다.

김 구의원은 "저학년들은 학부모의 손을 잡고 나오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럴 순 없다"며 "동네에서 한 사람이 조그마한 봉사를 하면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 해오고 있다"고 했다.

김 구의원은 2006년 김부겸 국무총리와 인연이 시작돼 정치에 입문했으며 제7·8대 수성구의원을 지냈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는 3선에 도전한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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