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가스총회로 쏠리는 눈

  • 이현모 대구시 세계가스총회 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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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9   |  발행일 2022-05-19 제21면   |  수정 2022-05-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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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모(대구시 세계가스총회 지원단장)

'정중동'이라고 해야 할까? 올 초부터 계속된 선거와 '검수완박' 등 각종 정치적 이슈들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산업계의 시선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대구에서 열리는 제28차 세계가스총회로 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월 말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전 세계가 물가상승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고, 이러한 문제들이 이번 총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장기전에 접어들었고,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해 왔던 유럽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세계는 에너지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는 서방국가의 제재에 맞서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추가로 감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독일은 천연가스의 러시아 의존도가 50%를 넘는 데다, 특별한 대안이 없어서 화석에너지를 대표하는 석탄으로 이를 대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수급 불안정은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 아닌 이상, 이미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한편, 세계가스총회는 국제가스연맹(International Gas Union)이 주최한다. 여기에 가입된 회원사들이 세계 천연가스의 90% 이상을 공급해 왔다고 한다. 엑손모빌(Exxon Mobile), 쉘(Shell), BP(British Petroleum), 카타르 에너지(Qatar Energy), 우드사이드(Woodside), 셰니에르(Cheniere Energy) 등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는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대부분 참가한다. 또한, 에너지 분야의 저명인사들과 현업 종사자, 학자 등 300명 이상이 70여 개 분야에서 연구내용을 발표하고 수백 명이 토론에 참여한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년마다 개최되는 총회에서 최근 몇 년간은 주로 화석연료의 규제 확대에 따른 천연가스의 역할,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천연가스의 협업방안 등 이른바 에너지 전환시대(Era of Energy Transition)에 발생하는 각종 이슈들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래서 제28차 세계가스총회의 주제도 '가스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미래(A sustainable Future- Powered by Gas)'로 정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가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이번 사태와 같이 특정 지역에 공급되거나 특정 에너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국가가 어느 한순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등의 용어가 생겨난 것이다. 우리나라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도 안정적 수급을 염두에 둔 에너지 안보에 우선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천연가스의 공급과 소비의 주체들이 한 곳에 모이는 세계가스총회에서는 현 위기 상황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분석과 대안들이 제시될 것이다.

이러한 최근의 상황들을 살펴봤을 때 이번 세계가스총회는 전문가와 업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주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이현모 (대구시 세계가스총회 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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