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너의 권리를 주장해…"보호 이유로 복종을 강요하는 어른들에 맞서라"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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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0   |  발행일 2022-05-20 제14면   |  수정 2022-05-20 08:16
어린이·청소년 인권 가이드…유엔협약 내용 15개 주제로 설명하고 현명한 권리 주장법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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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권리가 왜 따로 필요한가? '너의 권리를 주장해'는 아동권리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며 이 질문에 답한다.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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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안젤리나 졸리·제럴딘 반 뷰런 지음/창비/284쪽/1만4천원

왜 특별히 어린이를 위한 권리가 따로 필요한 걸까? 이 책은 아동권리의 탄생 과정을 보여 주며 이 질문에 답한다. 1948년 각국의 지도자들은 세계인권선언을 통해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존엄과 권리를 가진다."(제1조)라는 사실에 합의했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권을 마치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했다. 똑같은 인간임에도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야 가능한 것처럼 여기는 행태가 만연했다. 이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킬 수 있는 '아동권리'가 특별히 고안됐다. 바로 유엔아동권리협약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비준된 인권 협약으로, 거의 모든 정부가 아동권리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 아동권리 침해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 법적 신분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동 성 착취는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더욱 교묘하고 악랄하게 벌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6천100만명이 넘는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2019년 기준으로 어린이 6명 중 1명은 극심한 빈곤 속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인권 가이드다. 어른들에게는 아동권리에 관한 약속을 상기시켜 준다. 특히 1989년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바탕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이해하고, 주장하도록 이끈다. 각각의 권리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 또한 면밀히 살핀다. 또 어린이가 어른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히려 권리 침해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도 짚는다. 의존은 아동에게 도움을 주지만 그만큼 아동을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와 배우이자 인권 활동가 안젤리나 졸리, 유엔아동권리협약 초안 작성자 중 한 명인 변호사 제럴딘 반 뷰런이 함께 썼다.

1부에서는 아동권리가 무엇인지 어떤 필요 때문에 탄생했는지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안전, 참여, 교육, 놀이 등 15가지로 주제를 나누어 아동권리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다. 이후 권리 침해의 실상을 짚고, 이에 맞선 전 세계의 어린이·청소년 활동가를 소개하며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3부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을 제공한다. 또 안전하고 지혜롭게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공동 저자 안젤리나 졸리는 서문에서 "만일 모든 정부가 약속을 지키고, 모든 어른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를 존중한다면, 이 책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어른들은 여러분(어린이와 청소년)이 이 책을 읽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 어른들은 아동권리가 여러분에게 또는 여러분의 나라에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 온갖 이유를 댈 것이다. 이 책은 그에 맞서 여러분과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지식으로 여러분을 무장해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들이 '바로 지금이, 전 세계에 아동권리 보호에 대한 약속을 상기시켜야 할 때'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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