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승리" 대구FC, FA컵 16강 대전한국철도축구단에 승부차기 진땀승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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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5 21:55  |  수정 2022-05-2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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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세징야(오른쪽)가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16강전(4라운드) 대전한국철도축구단과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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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정태욱이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16강전(4라운드) 대전한국철도축구단과의 경기 후반 28분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대구FC가 총력전을 펼치며 FA(대한축구협회)컵 8강 진출에 겨우 성공했으나, 너무나도 잃은 것이 많았다.

대구는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16강전(4라운드) 대전한국철도축구단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5-4로 승리해 8강 티켓을 손에 쥐었다.

대전은 K3리그에 속한 팀이다. 리그에선 5승 2무 6패로 10위에 그치고 있으나, 2019년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복병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32강전에서는 평창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대구는 이날 공격과 수비의 핵심은 주전력으로 유지하면서 승리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고, 낙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경기는 의외로 접전 양상으로 흘렀고, 선제골은 오히려 대전이 차지했다. 수비적인 전형으로 나선 대전의 역습은 날카로웠다. 쉴 새 없이 몰아치던 대구는 전반 36분쯤 상대 진영에서 파울을 범했는데, 대전 골키퍼가 길게 넘긴 프리킥이 대구 골문 앞까지 흘러가더니 대전 공격수 발에 걸리면서 오승훈을 넘어섰다.

대구도 반격에 나섰고, 전반 종료 직전 이태희가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제카의 엉성한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면서 탄식을 자아냈다.

후반 들어 김진혁이 공격수로 나서면서 답답하던 흐름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후반 6분 공격을 펼치던 대구는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튀어나온 공을 김진혁이 감각적으로 밀어 넣으면서 동점 골을 기록해 겨우 자존심을 회복했다.

그러나 김진혁이 없는 방어벽은 더 불안해졌다. 후반 12분쯤 대전이 올린 크로스를 대구 수비들이 서로 책임을 미뤘고, 결국 이용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공격수에게 파울을 범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 안상민은 침착하게 골을 넣으며 대전에 리드를 안겼다.

대구는 강점인 제공권 싸움에서 빛을 발했다. 후반 23분 이태희가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올린 절묘한 크로스를 제카가 쇄도하면서 머리에 맞췄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며 2-2 균형을 맞췄다. 이어 후반 28분엔 세징야의 크로스를 이근호가 헤더로 띄워놨고, 장신 수비수 정태욱이 다시 한번 밀어 넣으며 역전을 만들었다.

경기는 종료 직전 원점으로 돌아갔다. 추가 시간 마지막 대전의 공격 때 날카로운 크로스가 문전으로 들어왔고, 대구 수비들은 상대 선수를 모조리 놓치면서 동점 골을 허용했다.

연장전을 소득 없이 마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대구는 오승훈이 5번째 슛을 막아내고 세징야가 마지막 승부차기에 성공해 5-4로 승리했다.

가까스로 다음 라운드로 올라선 대구는 이제 나흘 뒤 홈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다시 K리그1 일정을 시작한다. 체력을 아끼기 위해 나름대로 소극적인 변화를 택한 알렉산더 가마 대구 감독의 계획은 수포가 됐고, 3부 리그 팀을 상대로 졸전을 펼친 탓에 선수단 사기만 떨어졌다.

마침 포항은 이날 성남FC와의 FA컵 16강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대구의 8강전 상대가 됐다. 잔뜩 지친 대구가 포항을 잡고 기운을 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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