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더 늦기 전에, 지금 당장

  •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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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0 07:04  |  수정 2022-06-20 07:13  |  발행일 2022-06-2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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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인 것은 이다, 아닌 건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게 참말이다. 인 것을 아니다, 아닌 것을 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참말보다는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거기에다 그것이 인지 아닌지를 두고 논란이 많고 아예 이든 아니든 그저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대로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이 돈이나 권력을 가진 층에서는 더하다. 참과 거짓이 구별되지 않는, 구별되더라도 참되고 바르게 살 수 없는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면 교사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시민들은 왜 낙동강을 흐르게 하라고 소리치지 않을까. 환경운동가들과 언론이 한목소리로 외치고 알려주어도 왜 시민들은 꿈쩍도 하지 않을까. 이러니 시청, 교육청, 환경부, 식약처, 농식품부까지 어느 기관 하나 나서서 분명히 해결하지 않는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지지한 대통령이나 시장,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해 의리를 지키는 것이 자신의 건강과 아이들의 건강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길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들어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버젓이 화원 사문진 나루터 강가에서 텐트를 치고, 뱃놀이를 즐기고, 수상스키를 타고 낚시를 한다. 큰코다치면 정신 차리겠지만, 녹조 위험이 당장 코앞에 나타나지 않으니 그때까지 참는 걸까.

동대구역 기후시계가 7년32일이 남았다고 알려준다. 작년 지구의 날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운 기후시계는 6년260일이 남았다고 알려 주었다. 그동안 전 지구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시계가 무엇을 알리는지 알고 있을까. 기후시계는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을 막아내기 위해 탄소예산(Carbon budget, 남아있는 탄소배출 가능한 양, 현재 약 400기가톤=4천억톤)이 남아있는 시간을 나타낸다. 1.5℃는 기후재앙을 막을 수 있는 지구온난화 한계치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7년 정도이니 2029년까지 우리는 적어도 탄소중립을 실현해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알고 있을까. IPCC 1.5도 특별보고서에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2010년 대비 45%의 감축 목표를 권고하고 있는 것에 맞추면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가진 선진국 대한민국이 2018년 대비 50% 이상을 감축해야 하지만, 정부는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정했다는 것을. 새 정부는 어떻게 할까. 올해 세계기후행동은 9월24일로 정해졌다고 한다. 더 많은 시민이 모여서 기후정의를 외쳐야 한다. 그래야 정부와 기업이 행동하게 된다.

지금 6학년들이 20세가 되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

OECD는 2018년 '교육2030' 보고서를 냈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청소년들이 스스로 나서도록 변혁적 역량과 행위주체성을 교육목표에 더하라고 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항상 OECD 보고서를 쫓아왔으니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UNESCO는 2021년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2050' 보고서를 냈다. 75년 동안 세 번째 낸 교육보고서이다. 기후위기가 더 빠르고 심각하니 교육의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더 이상 개인의 성공과 국가경쟁력을 교육의 목표로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2030년, 2050년은 생존을 위한 시간이다. 하지만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이런 제안이 공약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교육감들조차 믿지 않거나 모르고 있다는 말이다. 기후위기 대응교육은 여전히 학력이나 대학입시 때문에 멀리 밀려나 있다. 교육운동가들조차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주부터 오전 4시경 동쪽하늘에는 오행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한눈에 보이는 천문현상이 나타난다. 살면서 월화수목금토일을 한 번에 볼 수 있으니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다시 보려면 2040년이 되어야 하니 나이 든 사람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화요일엔 드디어 나로호가 발사된다. 장마만 빨리 올라오지 않으면 이 둘 모두를 즐겁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어쩌나. 이런 천문현상이나 우주선 발사까지야 경험할 수 있겠지만 지구가 계속 버텨줄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제발 더 늦기 전에, 지금 당장 행동하도록 교육청이 나서서 먼저 행동해야 한다. 아니 나부터.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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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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