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젊은 층 노리는 마약류의 유혹

  •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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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8 07:08  |  수정 2022-06-28 07:11  |  발행일 2022-06-28 제16면
마약류 사범 20~30대가 50% 넘어
만19세 이하 10대도 매년 증가추세
인터넷 통해 노출돼 거래로 이어져
범죄 예방 위해선 교육이 가장 중요

이향이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매년 발표되는 마약류 범죄분석 동향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마약류 사범의 수는 1만6천153명으로 2020년의 1만8천50명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마약류 사건은 대표적인 암수범죄로써 밝혀진 건의 30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만큼 실제 마약류사건이나 사용자의 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또 단순한 마약류 사범 수의 증가, 감소보다 좀 더 유의해 봐야 할 부분은 연령대의 분포인데 해가 갈수록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젊은 층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이 아주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어 굉장히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최근 3년간 마약류 사범의 통계를 보면 2019년 20대 21.9%, 30대 25.7%로 전체 사범 중 20~30대의 비율이 47.6%를 차지했는데 2020년 49.9%(20대 24.9%, 30대 25%)로 증가했고 2021년에는 56.8%(20대 31.4%, 30대 25.4%)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여기에다 만 19세 이하의 10대도 2018년 143명(1.1%)으로 1%를 넘어선 이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각각 239명(1.5%), 313명(1.7%), 450명(2.8%)으로 매년 그 수가 놀랄 정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마약류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과 경각심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닌지 염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젊은 층의 마약류 사용이 근래 들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접근성의 변화를 꼽을 수 있을 듯하다. 일반적으로 '마약 거래'라고 하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두운 골목이나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 그런 모습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한 거래가 훨씬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 만큼 당연히 젊은 층이 훨씬 더 손쉽게 마약류의 유혹에 노출되고 거래 및 사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민관합동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한약사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온라인 불법유통 의약품 및 마약류 판매·광고를 점검해 총 2만3천460건을 적발했는데 이 중 마약류도 6천33건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또 관세청의 마약류 밀수단속에서도 지난해 총 1천54건, 1천272㎏ 상당의 마약류가 적발되어 관세청 개청 이래 가장 많은 적발량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항공편 운항은 제한되었지만,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 등을 이용한 밀수가 급증한 것으로 특히 국제우편을 이용한 소량의 자가소비용 마약류 밀수가 전년 대비 1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 또한 젊은 층의 마약류 사용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마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 합법화되면서 해외 왕래가 잦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마류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빠른 속도로 낮아져 대마사범의 경우 20대와 30대의 비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다.

이렇듯 마약류 문제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인식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우리보다 훨씬 더 일찍 마약류문제로 인한 심각한 사회, 국가적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나라들을 뒤따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부기관, 관련 단체 및 마약류 문제에 관심 있는 일부의 노력만으로 대처할 수 있는 단계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하며 시민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중 가장 효율적이며 시급한 것이 바로 예방교육으로 특히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령대별 철저한 예방교육은 마약류 문제 대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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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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