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우크라이나의 김 시장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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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4   |  발행일 2022-07-04 제25면   |  수정 2022-07-04 06:45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우크라이나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는 이번 전쟁의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이 시의 시장은 비탈리 김(41)이라는 고려인 4세다. 그는 미사일 포격으로 찢길 대로 찢긴 이 도시를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혀 시민들이 크게 감동했다. 이 도시는 넉 달 전부터 미사일 공격을 받아 시민들이 불안에 떨자 그는 매일 인스타그램으로 시민들을 다독였다. 자신감 넘치는 그의 담화는 러군에 대한 조롱과 위트가 섞여 있어 국민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었다. '세계 최강의 핵보유국이 우크라 국민을 말살하려고 할 때 꼭 필요한 것은 강철 같은 의지입니다. 무기만으로는 전세를 뒤집을 수 없습니다. 의지가 필요합니다.' 지금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주목받는 항전의 대명사이며 차세대 우크라이나 지도자 물망에도 오른다. 지난 3월 말에는 시청사가 크루즈미사일 공격을 받아 38명이나 죽었으나 그는 간발의 차로 살아남았다.

김 시장이 태어나서 자란 이 도시는 크리미아 반도에서 멀지 않고, 서쪽으로 조금만 나가면 오데사가 있다. 러시아는 흑해 연안을 차지하려고 끊임없이 이 도시를 두들겼다. 시장이 이끄는 군과 민도 죽을 각오로 러군의 오데사 진격을 막아 우크라이나 남해안 점령을 저지하고 있다. 희생도 컸다. 시민 반 이상이 피란을 갔다. 수도가 끊기고 남은 23만도 직장 없이 의식 문제를 대부분 구호단체에 의존한다. 그의 용기와 침착성은 "민주적으로 엄격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한다. 농구 코치였던 아버지는 그가 태권도수련으로 강인한 정신을 기르도록 가르쳤다. 아버지는 크리미아의 심페로폴 대학에서 아내를 만났지만 이 도시에 와 김 시장을 낳았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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