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심리학의 '3의 법칙'

  • 한영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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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6   |  발행일 2022-07-27 제12면   |  수정 2022-07-2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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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화 시민기자

발을 딛고 있는 이곳이 내게는 허상과 같은 곳이나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꽃은 피었다 지며 계절이 바뀐다. 수레바퀴 돌 듯 무심히 반복되는 일상이 평화로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고(故) 이예람 중사가 근무한 공군 부대서 또 다른 여군 간부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발견 당시 정황으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앞서 故 이예람 중사는 성추행을 당한 뒤 즉각적으로 신고했지만 수사 과정의 2차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사건이 이슈가 되어 다양한 대책들이 마련되었지만 같은 부대에서 비슷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아직 어떠한 이유로 사건이 발생했는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폐쇄적 조직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군과 학교,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 집단 괴롭힘과 성추행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이고 공정한 처리가 이루어지기보다는 조직의 치부라고 생각해 쉬쉬하며 덥기에 급급하지는 않은가.

폐쇄적 조직 문화로 대표되는 군뿐만 아니라 직장과 학교에서도 문제를 대처하는 방식은 매한가지이다.

직장에서는 지위나 관계에서 우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제도를 마련했다. 이로 인해 직장 내 괴롭힘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어나고 있으며 직장갑질 119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고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2차 가해에 시달렸다가 80.6%에 달한다.

학교에서도 물리적 학폭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집단 따돌림과 언어적 폭력과 같은 정서적 학폭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 대한 약간의 관심만으로도 쉽게 파악되지만 교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교내 사건에 휘말리고 확대되는 것을 염려해 직면하려 하지 않는다.

침묵과 무관심으로 외면하는 이들과 사건을 계획적으로 축소·은폐하려는 조직이 절박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를 결국 벼랑 끝에 서게 한다.

세 사람이 모이게 되면 집단이 되어 그 사람들의 행위가 힘을 받게 된다는 동조현상의 심리학 용어 '3의 법칙'이 있다. 이 말은 혼자서는 약하지만 셋이 모일 때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약자가 희생되는 것을 막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용기를 내길 희망한다.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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