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북 예천 세계곤충엑스포 체험은 지역경제 발전의 밑거름

  •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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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1   |  발행일 2022-08-03 제25면   |  수정 2022-08-0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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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 융합산업학과 교수

오는 8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경북 예천 한천체육공원 및 예천곤충생태원 등에서 '살아있는 곤충세상 속으로'라는 주제로 '2022 예천곤충축제'(SEMI Expo Yecheon Insect Festival 2022)가 펼쳐진다.

2007년 국내 최초 곤충엑스포를 개최한 이래 2012년, 2016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4년마다 열리던 축제가 코로나19로 순연된 올해는 더욱 풍성한 곤충을 만날 수 있다. 2016년 개최한 곤충엑스포는 세계곤충학회가 '세계최대곤충박람회'로 인증하는 등 곤충산업 분야에서 새 지평을 열었다.

프랑스 곤충학자 파브르(Jean-Henri Fabre)처럼 곤충 탐구에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에게는 현장학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친구들끼리 어울려 여름 곤충을 탐구하면 협동심, 관찰력, 집중력이 향상된다. 관찰을 통해 생명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체득하며 다양한 감정, 생각, 행동 등의 정서를 순화해 착한 마음으로 생활하도록 인간성, 도덕성 함양의 연결 통로가 된다.

여름방학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물놀이장, 보트체험 등 놀이시설, 환상적 멀티미디어 아트로 꾸민 곤충주제관, 살아있는 1만여 마리 딱정벌레목을 직접 만져보는 곤충생태원, 곤충관 등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예천군이 곤충을 사랑한 역사는 오래됐다. 1997년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곤충연구소를 설립해 농업에 이용하도록 머리뿔가위벌 연구를 시작했다. 2009년 곤충특구로 지정해 꿀벌육종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꿀 다수확 신품종인 '장원'을 2014년 정부 장려품종 1호로 등록했다. 국내 최초 육성한 품종이다.

클린(Clean) 예천 이미지에 걸맞게 제초제를 대신한 '우렁이 농법'으로 생산하는 친환경 쌀은 농가소득증대, 환경보전, 일손부족 해소의 일석 삼조 효과가 있다. 환경부 지정 생물다양성 관리기관인 예천곤충연구소와 곤충생태원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곤충 표본과 살아있는 곤충이 있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돼 곤충과 공생하는 체험학습의 교육 기회를 축제가 선보인다.

곤충은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농작물의 꽃가루받이용인 화분매개곤충, 유기성 폐자원 분해에 탁월한 환경정화곤충인 아메리카동애등에(Hermetia illucens), 딸기응애류의 칠레이리응애 등 생물적 방제로 이용되는 천적곤충,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의약 또는 민간 약재에 이용하는 곤충, 애기뿔소똥구리에서 분리한 차세대 천연 항생물질 코프리신뿐만 아니라 폭탄탐지에 이용하는 군사용 꿀벌 등 그 범위가 폭넓다. 사료용 곤충, 집에서 기르는 반려곤충, 학습용 곤충으로 불리는 정서곤충 등이 있으나 식용곤충의 활용이 단연 으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 말 국내 곤충산업 규모를 414억 원으로 조사해 농업 분야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평가하고 있다. 식용곤충산업 규모는 2020년 말 51.6%인 214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무기물 등이 풍부한 친환경 먹거리다. 영양을 보충하는 주식 또는 간식으로 활용해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식용곤충을 '작은가축(little cattle)'으로 명명해 미래 식량부족을 해결할 식량자원, 성장동력원으로 지목하고 곤충산업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다.

먹거리인 곤충은 몸을 건강하게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식약동원(食藥同原), 먹는 것이 곧 약이란 의미다. 구약성서 레위기는 메뚜기, 방아깨비, 귀뚜라미 등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세례자 요한도 광야에서 낙타 털옷과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벌꿀을 먹고 살았다.

예천군은 세계곤충엑스포 참여자에게 친환경 청정구역을 보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해 환경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곤충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관심을 끌어 곤충산업 활성화 및 확대를 유도한다. 친환경 생태산업을 리드해 곤충산업과 연계한 문화·관광·농산업을 발전시켜 미래 농촌산업의 비전을 보여준다. 보고, 느끼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곤충도시 예천을 관광하면 꿀뚝산업이 아닌 청정산업 곤충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다. 농업과 연계해 생성한 곤충관련 아이디어를 6차산업으로 발전시켜 사업화하면 새로운 자원 곤충이 소득증대를 가져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번 기회에 곤충관련 청년 창업이 이뤄지고 곤충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기를 바란다. 곤충 축제가 예천군과 그 주변 나아가 경북도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원동력이 되길 소망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0년 곤충산업을 육성·지원하고 그 발전 기반을 마련하며 곤충생태에 대한 이해증진을 지원함으로써 농가의 소득증대와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아울러 국민의 정서 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곤충산업법)'을 제정하고 매년 곤충산업육성 시행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경북도, 예천군이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을 위한 기반조성 및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어 예천 세계곤충엑스포는 발전할 것이다.

'2022 예천곤충축제'를 계기로 곤충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는 연구소, 박물관, 생태공원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예천지역의 경제가 촉진되게 해야 한다. 일년내내 상설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곤충을 만난다면 미래 농촌산업의 비전을 보여줄 기회의 땅, 예천군이 성장할 것이다. 중앙정부와 경북도가 함께 노력해 곤충산업으로 경제협력 벨트를 구축하고 나아가 동북아 경제권에서 곤충산업으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곤충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예천군에 경상북도가 징검다리를 놔 줘야 한다.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 융합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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